남편과 있으면 '목숨 위태로워지는' 아내 사연

2017-01-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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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스콧 왓킨스 미국 미네소타 주(州)에 사는 수잔 왓킨스(Watkins)는 남편

페이스북, 스콧 왓킨스

미국 미네소타 주(州)에 사는 수잔 왓킨스(Watkins)는 남편 스콧(Scott)과 한 공간에 있으면 목숨이 위태롭다.

수잔의 병 때문이다. 수잔은 '비만세포 활성화 증후군(MCAS)'라는 희소병을 앓는다. 세균에게서 우리 몸을 지켜야 할 세포들이 반대로 우리 몸을 공격하는 병이다. 외부 자극을 피해야 한다. 수잔은 1㎞ 떨어진 피자집에서 나는 희미한 피자 냄새만 맡아도 과민성 발작이 온다. 그래서 1년 전부터 모든 문을 특수 처리한 3층 다락방에 혼자 산다. 스콧과는 전화, 노트북 등으로 이야기한다.

17일(현지시각) 영국 BBC 방송, 데일리메일(☞바로가기) 등은 스콧·수잔 부부의 기구한 사연을 소개했다. 수잔은 몸이 좀 예민한 편이긴 했지만, 3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취미가 남편 스콧과 함께 하이킹 가기였다.

몸은 지난해부터 급속도로 나빠졌다. 하루는 스콧이 머리를 자르고 집에 왔을 때였다. 샴푸 냄새 등 바깥에서 들어온 냄새에 수잔은 과민성 발작을 일으켰다.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졌다. 스콧이 가까이 오면 기침부터 나오고, 잘 먹던 음식도 알레르기 때문에 못 먹게 됐다.

현재 수잔이 먹을 수 있는 건 오이, 시나몬, 소고기, 당근 등 15개 정도다. 수잔은 이들로 만든 비프 스튜로 거의 끼니를 때운다. 식사는 스콧이 준비한다. 스콧은 "내가 수잔을 간호하는 방법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음식 준비"라고 했다.

수잔이 사는 곳은 친구 가족네 3층 다락방이다. 다락방은 의료진과, 접촉해도 발작을 일으키지 않는 수잔의 형제, 자매만 빼고 출입금지다.

의료진, 형제·자매들도 그냥 들어가는 게 아니다. 특수 비누로 온몸을 씻고, 입고 온 속옷은 벗는다. 혹시 모를 세균 침입에 대비해서다. 그리고 거의 무균 상태인 옷을 입고 수잔 방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증상은 나빠지고 있다.

MCAS 발병 후 부부의 삶은 크게 변했다. 스콧은 수잔을 안지도, 만지지도 못 한다. 할 수 있는 건 수잔에게서 멀리 떨어져 그녀를 지켜보는 일이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스콧은 "결혼식 때 '수잔과 죽을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맹세했다"며 "어떤 시련도 이를 막지는 못 한다"고 BBC에 말했다. 수잔 역시 "90살까지 이 병을 앓는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남편에게 헌신하고 남편을 사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잔은 MCAS에 효과가 있다는 치료법을 거의 다 받아봤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완치는 될지, 된다면 언제일 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수잔과 스콧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스콧은 "얼마나 걸릴지 몰라도 치료법이 나올 때까지 계속 기다리겠다"고 BBC에 말했다. 수잔 역시 "나는 살아오면서 많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스스로를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항상 생각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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