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았다고 알려진 물건 7개

2017-01-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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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詛呪). 남에게 재앙이나 불행이 일어나도록 빌고 바람. 또는 그렇게 하여서 일어난 재

저주(詛呪). 남에게 재앙이나 불행이 일어나도록 빌고 바람. 또는 그렇게 하여서 일어난 재앙이나 불행.

인간이 살면서 누군가를 싫어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를 보면 화가 나고, 가슴이 답답해 참을 수 없다. 이런 감정은 때로 "그 사람이 다쳤으면 좋겠다", "죽었으면 좋겠다"는 등 극단적 생각으로 이어진다.

원망,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이 물질화할 수 있을까? 내 손에 들린 스마트폰처럼 만질 수 있는 실체로 변하는 게 가능하냐는 말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리고 그런 물질화한 부정적 감정이 특정 물건에 깃든다면, 그게 바로 '저주받은 물건'일 것이다.

저주받았다고 알려진 물건 7개를 소개한다. 진실이 밝혀진 것도 몇 개 있다.

1. 애나벨(Annabelle the doll)

이하 Wikimedia

미국 심령술사 에드·로레인 워런(Warren) 부부가 '워런 박물관'에 소유한 온갖 괴기스러운 물건들 가운데 하나다. 영화 '애나벨(2014)'의 실제 모델이다.

1970년 한 간호대 학생에게 받았다는 이 인형에는 '애나벨 히긴스(Higgins)'라는 소녀의 영혼이 깃들었다고 한다. 수십 년 동안 유령 들린 집을 돌아다녀 겁을 상실한 워런 부부지만 이 인형만큼은 사람 손이 닿지 않게 유리관에 넣어놨다. 다음과 같은 문구와 함께.

"경고, 가능하면 열지 마세요"

물론 회의주의자들은 애나벨이 "동네 문방구에서도 살 수 있는 흔한 인형"이라며 신경도 안 쓴다.

2. 로버트(Robert the doll)

영화 '사탄의 인형(1988)' 제작에 영감을 준 인형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 이스트 마르텔로(East Martello) 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로버트 유진 오토(Otto)라는 작가가 1904년 부두교와 흑마술을 배운 하인에게 선물받은 인형이란다. 로버트는 어렸을 때부터 이 인형과 대화를 나눴다. 처음에 부모는 로버트가 자기 목소리를 바꿔가며 대화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인형은 실제로 말을 했고, 스스로 걸어다니기까지 했다고 한다. 로버트 이웃들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나 뭐라나.

여하튼 로버트는 이 인형을 평생 아꼈다고 한다. 그는 1974년 사망했다.

3. 버스비 의자(Busby's stoop chair)

1702년, 장인 살해 혐의로 교수형이 집행된 영국 노스요크셔 출신 토마스 버스비(Busby)는 죽기 직전 이렇게 말했다.

"저 의자에 앉는 사람은 누구든 비극적 결말을 맞을 것이다!"

토마스가 콕 찝은 의자는 자신이 평소 즐겨 앉던 목재 의자였다. 이후 이 의자에는 총 63명이 저주를 비웃으며 앉았고, 모두 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버스비 의자에 얽힌 괴담은 한 개가 아니다. 여러 버전(?)이 있다. 시간이 흐르며 살이 붙은 창작 괴담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버스비 의자는 현재 영국의 한 지역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사람이 앉을 수 없게 천장에 달아놨다.

4. 호프 다이아몬드(Hope Diamond)

Wikipedia

17세기 후반 인도에서 채굴된 호프(Hope) 다이아몬드는 시쳇말로 '닉값'을 못한다. '희망'이라는 이름과 달리 그간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확인 가능한 사례만 10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호프 다이아몬드를 가졌던 가장 유명한 사람은 루이 16세(1754~1793)다. 할아버지 루이 14세에게서 이를 물려받은 그는 1793년 단두대에서 삶을 마무리했다.

19세기에는 윌리엄 펄스라는 네덜란드 보석상이 호프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었다. 상당히 애지중지했는데 얼마 뒤 도둑 맞았다. 윌리엄은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자살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범인은 바로 아들이었던 것이다. 아버지 자살에 충격을 받은 아들은 자신도 자살하는 비극을 맞았다.

다음 주인은 그리스 보석상 시몬 몬탈리데스였다. 시몬은 터키 술탄 압둘 하미트 3세에게 호프 다이아몬드를 판 다음 날 밤 차가 벼랑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압둘 3세는 반란으로 폐위됐다. 이쯤 되면 '파괴왕'이 따로 없다.

호프 다이아몬드는 그 뒤 각국을 헤매다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기증된다.

하지만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이런 이야기가 '루머'라고 일축한다. 박물관은 1976년 '푸른 미스테리 - 호프 다이아몬드 이야기'라는 책에서 "불길한 전설의 대부분은 기록이나 근거가 없는 픽션"이라고 했다. 보석상들이 보석을 비싸게 팔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이다.

5. 우는 소년(The Crying Boy)

이탈리아 미술가 지오반니 브라골린(Bragolin·1911~1981)이 그린 이 작품은 1950년부터 대량 생산됐다. 앤디 워홀의 '팝아트'처럼 공장에서 마구 찍어내듯 그려졌다. 생산된 그림은 버전마다 조금씩 달랐는데, 슬픈 얼굴을 한 소년 또는 소녀가 서있는 구도는 늘 같았다.

'우는 소년'은 1985년 영국 매체 더선 보도로 "저주받은 그림" 대열에 올랐다.

더선은 당시 에섹스 주의 한 소방관 말을 빌려 "화재로 전소된 집에서 멀쩡하게 발견된 그림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 그림이 바로 '우는 소년'이었다.

이 이야기는 영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퍼지며 스스로 살을 붙여 나갔다. "그림을 갖고 있으면 집안에 불이 난다"는 출처 불명 저주도 이 때 생긴 걸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는 소년'에는 정말 불을 내거나 멈추게 하는 특별한 힘이 깃든 걸까?

아쉽게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우는 소년'이 불속에서도 멀쩡했던 건 그림에 칠해진 니스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니스에 있는 방화(防火) 성분이 그림을 멀쩡히 보호했다는 것이다.

6. 그에게 저항하는 손(The Hands Resist Him)

2000년 2월, 미국 최대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에 한 네티즌이 "저주받은 그림을 갖고 있다"며 그림 하나를 공개한다. 바로 위 그림이다.

그림 제목은 '그에게 저항하는 손'. 무표정한 소년 옆으로 폭탄 비슷한 물건을 든 소녀가 서 있다. 소녀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소년, 소녀 뒤에는 안이 시커먼 창문이 있는데, 손바닥 자국이 잔뜩 찍혀 있다. 별로 유쾌한 그림은 아니다.

이 네티즌은 "밤만 되면 그림 속 소년, 소녀가 움직인다"며 그림이 저주받았다고 주장했다. 199달러(약 23만 원)로 시작한 경매는 엄청난 관심 속에 처음 가격보다 6배 높은 1025달러(약 120만 원)에 한 미술관에 낙찰된다.

그림을 건네받은 미술관 측은 빌 스톤햄(Stoneham)이라는 미술가에게 전화했다. 그러고는 "당신 작품이 맞느냐"고 물었다.

애초 미술관 측은 이 그림의 원작자를 알고 있었다. 빌은 미술관을 통해 이런 괴담이 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사실 '그에게 저항하는 손'은 빌이 1972년 그린 작품이다. 그림 속 소년은 5살 때 자신 모습이다.

빌에 따르면, 소녀는 소년을 이상 세계로 안내하는 가이드 같은 역할이다. 뒤쪽 창문과 손바닥 자국은 현실과 이상 세계의 경계를 나타낸다. 이베이에 올라온 글은 '100%' 거짓말이었다.

7. 안나 베이커의 웨딩드레스(Anna Baker's Wedding Dress)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블레어 카운티에 있는 낡은 저택 '베이커(Baker) 맨션'에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대장장이였던 집주인 엘리어스 베이커는 슬하에 2남 2녀가 있었다. 안나(Anna) 베이커는 셋째 딸이었다.

1849년, 안나는 한 철강 노동자 남성과 사랑에 빠진다. 그는 하류층으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안나와는 출신부터 달랐다.

안나는 결혼식 때 입을 웨딩드레스 한 벌을 몰래 장만하고, 아빠 엘리어스에게 결혼 허락을 요청한다. 하지만 아빠는 "절대 안 된다"며 남성과의 결혼을 반대한다. 화가 난 안나는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겠다"며 1914년 사망할 때까지 독신으로 산다.

안나가 세상을 떠난 후, 베이커 맨션에서는 이상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다. 안나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밤마다 혼자 춤을 춘다는 것이다.

또 안나의 침실 유리장에 보관된 웨딩드레스가 저절로 나풀거리거나, 알 수 없는 여성을 봤다는 목격담도 빗발쳤다. 물론 어디까지나 '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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