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직 경찰, 한인 상대 무장강도 행각 추가 파악

2017-01-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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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이 23일 마닐라 케손시의 경찰청 본부에서 필리핀 전·현직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이 23일 마닐라 케손시의 경찰청 본부에서 필리핀 전·현직 경찰관의 한국인 사업가 살해 사건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필리핀 현직 경찰관이 한국인을 상대로 무장강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추가로 파악돼 경찰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GMA 뉴스 등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부 루손 지방경찰청장에게 문의한 결과 "한국인이 범죄 피해를 본 또 다른 사례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델라로사 청장은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처럼) 납치된 것이 아니라 무장강도에 가깝다. 피해자는 목숨을 잃지 않았다"면서 "이 사건은 작년 12월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앙헬레스 시나 팜팡가 주(州) 등 중부 루손 지방의 부패한 경찰관이 사건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경찰관이 정말 관여했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델라로사 청장은 관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는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부 루손 지방경찰청은 해당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해당 사건이 실제로 필리핀 현직 경찰관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밝혀질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루손섬 중부 앙헬레스 지역에선 작년 10월에도 한국인 사업가 지모(53) 씨가 마약 관련 혐의를 날조한 현지 경찰관들에 의해 납치되는 일이 있었다.

지 씨는 마닐라 케손시의 경찰청 본부로 끌려간 뒤 목이 졸려 살해됐으며, 그의 시신은 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소각돼 화장실에 버려졌다.

그럼에도 범인들은 이를 숨긴 채 지 씨의 가족들로부터 500만 페소(1억2천여만 원)의 몸값을 뜯어냈다.

필리핀 검찰은 최근 이와 관련해 현직 경찰관 2명 등 7명을 납치와 살인 혐의로 기소했지만, 주모자로 지목된 경찰관이 상부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편, 필리핀에선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들로 인식되는 한국 교민들이 범죄 피해를 보는 사례가 꾸준히 늘어 왔다.

한국 교민의 강도 피해 사례는 2013년 13건, 2014년 17건, 2015년 19건으로 증가했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최소 9명의 한국인이 피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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