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잊지 마세요" 한국 멸종 위기 동물 11종

2017-02-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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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새는 해로운 새다"1950년대 마오쩌둥 중국 주석은 "벼를 쪼아 먹는다"며 당시 식량

"저 새는 해로운 새다"

1950년대 마오쩌둥 중국 주석은 "벼를 쪼아 먹는다"며 당시 식량난의 책임을 애꿎은 '참새'에 돌렸다. 그리고 이 한 마디는 중국에 엄청난 재앙을 불러왔다.

당시 2억 마리가 넘는 참새가 죽어 나갔다. 마오는 1958년 베이징에 '참새 섬멸 총 지휘부'까지 설치했다.

참새는 결국 멸종 직전까지 몰렸다. 중국의 식량난은 해결됐을까? 결과는 정반대였다. 천적이 없는 틈을 타 온갖 해충들이 창궐했고 벼들은 병들어 죽었다. 그렇게 1958년부터 1960년까지 3년간 중국에서 40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

한 동물의 멸종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생태계를 위협한다. 어떤 방식으로 인류에 영향을 줄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시간과 돈을 들여 동물의 멸종을 막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한 노력에도 멸종을 앞둔 동물들이 전 세계에는 많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멸종을 앞둔,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한국의 멸종 위기 동물 11종을 소개한다.

1. 늑대 (이하 학명: Canis lupus coreanus Abe)

위키미디어

매우 친숙한 동물인 늑대도 1급 멸종 위기 종이다.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19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한반도 중남부 지역에도 자주 관찰된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1960년대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어 거의 절멸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경북 청송면, 지보면, 삼척, 문경, 수안보에서 서식한 서식기록이 있다.

이대로 가다간 "남자는 다 늑대야!"라는 엄마의 가르침에 "엄마, 늑대가 뭐야?"라는 답변이 돌아올 날이 올지도 모른다.

2. 대륙사슴 (Cervus nippon hortul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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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사슴 중에서 제법 큰 편이다. 무분별한 밀렵으로 개체 수가 줄어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한때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 널리 분포했다. 사람들이 뿔을 약재로 이용하기 위해 마구 밀렵하며 1940년대에는 국내에서 거의 절멸했다. 제주도에서만 야생화된 개체군이 극소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 반달가슴곰(Ursus thibetanus ussuricus)

หมีควาย

앞가슴에 있는 V자형 반달 모양 흰색 무늬가 특징이다.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무분별한 산림 개발과 웅담을 노린 밀렵 때문에 개체 수가 줄었다.

국내에는 지리산과 설악산 그리고 강원도 높은 산, 비무장 지대 부근에서 50개체 미만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4. 붉은 박쥐(Myotis formosus chofuku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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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산업이 쇠락하면서 함께 개체 수가 줄고 있다. 박쥐는 주로 탄광 입구에 사는데, 폐쇄되는 광산이 많아지면서 살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많은 자연 동굴이 인간에 의해 훼손된 것도 타격이 컸다.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한반도 서부 지역에 주로 분포했다. 현재 전국 40여 곳에서 서식하지만 전체 개체 수는 400여 개체 미만이다.

5. 사향노루(Moschus moschiferus parvipes)

위키미디어 커먼스

언뜻 고라니와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더 작다. 밀렵과 녹지 개발로 인해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전국적으로 흔하게 발견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1999년 조사에서는 16개체, 2008년 보고에서는 30개체 미만으로 보고되었다. 강원도 산간 오지 및 민통선 지역에 소수의 개체가 분산되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 산양 (Naemorhedus cauda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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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표범 등 천적이 없음에도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무분별한 사냥과 서식지 파괴 때문이다. 태백산맥 일대에 널리 분포하고 있었으나, 1982년 조사에서는 40여 개체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조사에 따르면 800여 개체가 서식한다고 보고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적은 수다.

7. 수달 (Lutra lu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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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캐릭터 보노보노는 '해달'이고 한국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은 '수달'이다. 둘 다 몹시 귀엽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때 전국 하천에 고루 분포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피를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남획하며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

수질 오염도 멸종 위기에 주요한 원인이다. 한국에서뿐만아니라 국제보호동물로 지정돼 있다. 정확한 개체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

8. 스라소니 (Lynx lyn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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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야인시대' 덕분인지 왠지 친숙한 동물이다. 스라소니 역시 모피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멸종 위기다.

현재 한국에서 서식하고 있는지 확인할 만한 뚜렷한 증거자료는 없으나 과거에는 간혹 관찰되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지역의 함경북도와 자강도 일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마저도 매우 적은 개체가 생존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9. 여우(Vulpes vulpes peculi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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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까지 대한민국 땅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가, 2004년 강원도 양구에서 사체가 발견되었다.

이후로 여우가 국내에서 서식할 가능성이 제기 됐긴 하지만 살아 있는 여우가 목격되거나 정확한 서식지가 발견되진 않았다. 정말 여우같이 우리의 맘을 들었다 놨다 한다.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10. 표범(Panthera pardus orienta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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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기도 광릉,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전남 천태산, 묘향산)에서 서식했던 기록이 있으나 이제 거의 멸종된 것으로 추정한다. 개체수 현황을 파악할만한 자료가 거의 없을 만큼 희귀하다.

모피에 대한 수요 및 서식지 파괴 때문에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포함 전 세계적으로도 멸종 위기다.

이제 애꿎은 표범 잡지 말고 품질 좋은 표범 무늬 옷감으로 만족하는 게 어떨까 싶다.

11. 호랑이 (Panthera tigris alta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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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동물의 대명사인 호랑이. 호랑이 역시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동물이다.

1800년대부터 많은 사람이 포획하기 시작했고, 1900년 후반 호피 무역이 활발해짐에 따라 매년 수백 개 호피가 수출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마지막으로 한 마리가 포획된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호환(虎患, 호랑이에게 입는 화)을 매우 두려워했는데, 그만큼 한국에 호랑이가 많았다는 의미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호환이라는 단어는 사전에만 존재한다. 더 이상 희생되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지만 인간 때문에 멸종을 앞두고 있다니 그것도 입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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