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앞으로 배달된 건강검진 통보

2017-02-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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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이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법적으로는요. 아직 사망신고를 안했거든요. 예은이 말고도 아직

예은이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법적으로는요. 아직 사망신고를 안했거든요. 예은이 말고도 아직 사망신고를 안한 가족들이 많죠. 그러다보니 종종 예은이 앞으로 휴대전화 요금고지서 등 우편물들이 옵니다. 오늘은 건강보험공...

유경근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2월 2일 목요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앞으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으라는 건강검진 안내문이 배달됐다.

세월호 희생자인 유예은 양 아버지 유경근 씨는 페이스북에 딸 앞으로 배달된 자궁경부암 검진표를 지난 2일 공개했다.

유 씨는 "예은이는 아직 살아있다. 법적으로는"이라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아직 사망신고를 안 했다. 예은이 말고도 아직 사망 신고를 안 한 가족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수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은 정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아직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다.

유경근 씨는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아) 예은이 앞으로 휴대전화 요금고지서 등 우편물들이 온다"며 "오늘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으라는 우편물이 왔다"고 전했다. 이어 "한참 들여다봤다. 아무 소용없는 검진표..."라고 덧붙였다.

유 씨는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이젠 예은이 앞으로 우편물이 오면 잠시 착각에 빠져본다. 그리고 그 착각이 현실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도 해본다"고 밝혔다. 유경근 씨는 "예은아, 검진 받으러 가자"라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해 1월 병무청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90명에게 징병검사 안내문을 보내 논란이 일었다. 해당 사실을 밝힌 이재명 성남시장에 따르면 안내문을 받은 가족들은 밤새 눈물을 흘렸다.

당시 병무청은 "이들의 사망신고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가족관계등록에관한법률 87조에 따르면 재난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있는 경우 이를 조사한 관공서가 세월호 희생자를 조사해 소속 시·읍·면의 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따라서 규정에 따라 당국이 지역 행정기관에 사망자 명단을 넘겼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병무청은 희생자 가족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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