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댓글 창 뒤덮은 '보라색 비둘기' 정체

2017-02-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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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댓글 창이 정체불명 '보라색 비둘기' 스티커로 뒤덮였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페이스북 댓글 창이 정체불명 '보라색 비둘기' 스티커로 뒤덮였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댓글 창이 그렇다. 스티커를 본 네티즌들은 대체로 짜증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아무 의미도 없는데 왜 올리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이 비둘기 이름은 '트래시 도브(Trash Dove)'로 태국에서 먼저 유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영미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페이스북 뒤덮은 보라색 비둘기, 정체가 뭐냐"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걸 못 봤는데, 자고 일어나니까 비둘기 스티커로 페이스북이 난리"라며 "누가 이 현상 좀 설명해 달라"고 썼다.

한 네티즌이 글 아래 친절한 설명을 남겼다. 사연은 이렇다.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일러스트레이터 시드 웨일러(Weiler)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자신이 만든 트래시 도브 스티커를 처음 공개했다.

트래시 스티커는 특히 태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시드는 보답 차원으로 태국 국기를 든 트래시 도브 스티커를 만들어 올렸다.

하지만 일부 태국 네티즌이 "태국 국기를 우습게 합성했다"고 비판하자 시드는 수정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시드와 태국 네티즌 간 갈등이 화제가 되며 트래시 도브도 덩달아 유명세를 탔다.

소동에 힘입어 장난끼가 다분한 네티즌들은 트래시 도브를 '스팸 메시지'처럼 쓰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댓글에 의미 없는 트래시 도브 스티커를 달아 네티즌 짜증을 유발한 것이다. 그렇게 악명이 높아져 지금 상황에 이르렀다는 게 네티즌 설명이었다.

온라인 유행어 소개 사이트 노우 유어 밈에도 비슷한 설명이 실려있다.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5일 한 태국 네티즌이 트래시 도브와 고양이 캐릭터를 합성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는데, 이게 현지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헤드뱅잉 하듯 머리를 흔드는 비둘기와 고양이의 파워풀한 댄스가 묘한 매력을 자아낸 것이다.

แมวเด้ง + นกเด้า fusion

Posted by สัตว์โลกอมตีน on Tuesday, 7 February 2017

그 다음은 레딧 이용자 설명과 같다. 트래시 도브는 태국 SNS를 넘어 전 세계 온라인에서 광풍을 일으켰고, 너도나도 쓰다 보니 현재처럼 스팸성 스티커가 됐다. 실제로 구글 트렌드 분석을 봐도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트래시 도브의 검색량이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네티즌 대다수는 아무 의미도 없는 '비둘기떼' 습격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는 트래시 도브를 불태우는 사진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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