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잡자" 범죄 코드 신설한 경찰

2017-02-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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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경찰이 지난달 강남에서 발생한 데이트폭력 살인사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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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경찰이 지난달 강남에서 발생한 데이트폭력 살인사건을 계기로 연인간 데이트폭력 사건 대응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경찰청은 15일 데이트폭력과 관련해 범죄 분류코드를 신설하고, 112신고 이력을 별도 관리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사건 처리 개선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데이트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출동 경찰이 참고할 수 있도록 112시스템에 신고 이력이 뜨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하는 경찰관이 관련 신고 이력을 파악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며 "여성 청소년 담당 경찰, 형사 등이 같이 출동해 초동 현장 대처가 더 세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상습적인 데이트폭력을 가정폭력과 같은 수위로 관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경찰은 상습적이고 지속적인 가정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부터 가정폭력 죄종 코드를 새로 만들어 112출동 시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 데이트폭력은 폭행·성폭력 등 일반 범죄 유형으로 분류돼 현장 경찰이 신고이력 등을 알 수 없었다.

경찰은 또한 연인간 데이트폭력 범죄 유형에 '주거침입'(퇴거불응)도 포함하기로 했다. 피의자에겐 형사입건 여부와 관계 없이 서면 경고장으로 경계심을 높이고, 피해자에겐 권리를 알리는 등 보호 절차도 강화한다.

지난달 9일 이모씨(35·여)씨가 전 남자친구 강모씨(33)에게 주거지인 서울 논현동 주택가에서 무참히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모씨는 숨진 채 발견되기 3시간 전 강씨를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강씨는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지만, 풀려난 뒤 다시 이씨의 집을 찾아가 결국 이씨를 때려 숨지게 했다.

이에 강씨를 풀어준 경찰의 대응이 안이했다는 비난이 거셌다. 남녀간 사적 영역에서 발생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경찰이 그간 데이트폭력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연인간 사소한 다툼을 넘은 데이트폭력 사건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폭력 접수 사건은 9364건, 이중 8367명이 형사 입건됐다. 2014년 6675건, 2015년 7692건 등 매년 두자릿 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철성 청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당부사항을 통해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사회적 파급력이 매우 크다"며 "형사 등 관련 기능에서 이번 개선계획을 철저히 시행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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