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파국' 김정남 일생에 대한 9가지 이야기

2017-02-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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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이 피살됐다는 보도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북한 정권 사상 '비운의 황태

김정남이 피살됐다는 보도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북한 정권 사상 '비운의 황태자' 김정남(46)이 피살됐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여성 두 명에게 피살당했다. 국정원은 "김정남이 독극물에 의해 피살당한 게 맞다"라며 "독침인지 주사인지는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남은 동생 김정은에게 밀려 해외를 떠돌아야 했다. 김정일의 장남으로 태어나 유학과 후계자 수업까지 받던 김정남이었지만, 늘 눈치를 봐야 했다. '비운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유다.

북한 정권 가계도 / 체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그는 특히 김정은 집권 체제 이후에는 아예 방랑자 신세였다. 끝내 객지에서 비명횡사했다. (배후에 김정은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하 뉴스1

파란만장한 46년 일생이었다. 늘 베일에 싸여있던 김정남에 대한 소문과 가설 역시 무궁무진하다. 진실을 밝힐 본인은 이미 세상에 없지만, 김정남에 대한 이야기 중 가장 신빙성 있는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1. 장남이었지만 '적장자'는 아니었다

김정남은 1971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다. 당시 김정일과 성혜림은 동거 중인 사이였다. 성혜림은 영화배우 출신으로 월북 작가 리기영의 아들 리 평과 결혼한 유부녀였지만, 김정일 눈에 띄어 그와 동거하게 됐다.

김정남 친모 성혜림

김정남은 김정일의 장남은 맞지만, 북한 정권을 이을 '적장자'로선 인정받기 힘들었다. 김정남의 친모 성혜림이 김정일과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던 탓이다.

2. 김정남은 주로 외국에서 공부했다

김정남은 1981년 스위스 베른에 있는 국제학교에 다녔다. 대학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다녔다. 그는 제네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유학 이력으로 김정남은 한국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등을 구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호위하는 말레이시아 경찰

김정남은 주로 외국에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후계자로서는 득 될 게 없었다. 김정일은 김정남의 개방적 성향 때문에 그를 후계구도에서 밀어냈다고 알려진다.

3.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다

북한 밖에서 볼 때 김정남은 김정일의 장남이라는 점 때문에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다. 유학 등으로 드러난 정보가 많아 인지도도 높았다.

'백두혈통' 김정은(왼쪽)과 장남 김정남 / 이하 뉴스1

문제는 김정남의 출생 과정이었다. 친모 성혜림이 유부녀이자 김정일의 동거녀인 상황에서 김정남을 낳았다는 점 때문에 김정남은 '백두혈통'으로 인정받기 어려웠다.

4. 권위적이고 무모한 성격

김정남의 이종사촌이나 북한 이탈 주민인 이한영 씨는 회고록에서 김정남에 대해 '어린 시절 상당히 권위적이고 제멋대로인 성격'이라고 묘사했다.

김정남

김정남은 실제로 지난 2001년, 아들과 여성 두 명을 데리고 일본에 불법 입국하려다 일본 당국에 억류된 적이 있다. 이 사건으로 김정일은 김정남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알려진다.

5. 카지노와 나이트클럽에 조예(?)가 깊었다

김정남

김정남에 관한 소문 중에는 나이트클럽이나 카지노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그중 하나는 김정남이 북한에 있던 외국인 전용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동 사건을 벌였다는 이야기다.

김정남은 또 망명 생활 도중 돈벌이를 위해 마카오 카지노에서 일하거나 나이트클럽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알려졌다.

6. 컴퓨터를 잘했다

북한 평양 시내

김정남은 스위스 유학 시절 컴퓨터에 관심을 두고 공부했다고 알려졌다. 1990년대 북한에 돌아와 국가보위부 간부로 머무르기도 했다.

7. 김정남은 한국에 올 뻔했다

김정남은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이 두려워 북한에 들어갈 수 없었다. 마카오와 말레이시아 등을 떠돌던 김정남을 한국 국정원이 데리고 오려고 했다고 알려진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

주간경향은 지난 11일 대북소식통과 대화에서 "김정남이 요구하는 것과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의 갭이 워낙 커서 결국 그 정도까지 비용을 지불하면서 데려오는 것은 막판에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런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8. 김정남은 한국 방송 프로그램을 좋아했다

김정남은 서울 말씨를 잘 쓴다고 알려졌다. 그 이유로는 한국 방송을 즐겨보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지난 2014년 7월 28일 방송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김정남이 한국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 씨를 매우 좋아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을 위해 김정일은 이주일 씨를 납치까지 하려고 했다고 알려졌다. 방송인 홍서범(58) 씨는 "실제로 이주일 씨가 납북될까 봐 두려워한다는 기사도 나왔다"고 말했다.

9. 김정남은 과거에도 암살당할 뻔했다

김정남 시신이 보관된 말레이시아 병원을 찾은 북한 대사관 직원 / 뉴스1

김정남은 지난 2010년에도 암살 위협에 노출됐다. 당시 김정남은 중국에서 북한 정찰총국에게 암살당할 뻔했다. 당시 중국 당국은 북한에 "중국에서 이러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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