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 이민 행정명령' 버리고 다음주 새 명령 내놓는다

2017-02-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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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이준서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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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이준서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법부에서 제동이 걸린 '반(反)이민 행정명령'의 법정 다툼을 중단하고 다음주 새로운 행정명령을 내놓기로 했다.

승소 전망이 밝지 않은 재판에서는 한발 물러서면서 기존 행정명령을 수정하는 쪽으로 우회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슬람권 7개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기존 행정명령은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새 행정명령을 다음 주 중으로, 늦어도 다음 주 중반에는 발표하겠다"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매우 포괄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초 발표한 행정명령은 매우 부드러운 조치였는데도 법원이 나쁜 결정을 내렸다"고 재차 사법부를 비판한 뒤 "사법부가 내린 결정에 맞춰 새 행정명령이 다듬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행정명령이 다음주 중으로 발표되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13일 또는 14일보다는 일주일 가량 늦어지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행정명령의 내용이 "처음 행정명령과는 아주 조금 다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이민규제 발표를 공식화하면서 '반이민 행정명령'을 둘러싼 소송전은 일단락됐다.

연방정부로서는 시애틀 소재 연방지방법원(1심)과 샌프란시스코 소재 제9연방항소법원(2심)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굳이 2심 전원합의부 재심리(en banc)나 대법원에 가더라도 승산이 높지 않은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2심 전원합의부 재심리를 신청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제9연방항소법원에 낸 서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만 많이 소요되는 법정 다툼을 지속하기보다는 미국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법무부는 그러면서 "행정명령의 여행금지 대상은 해외에 나갔다가 재입국하려는 영주권자가 아니다"라며 "미국에 한번도 들어온 적이 없는 외국인들"이라고 해명했다.

연방정부에 맞서 '행정명령 효력정지' 판결을 끌어냈던 워싱턴주 밥 퍼거슨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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