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샷 성지! 김신♥지은탁 다녀간 '주문진 도깨비 촬영장' 상황

2017-02-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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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도깨비' 종영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김신(공유)이 떠나자 '도깨비 앓이

tvN 드라마 '도깨비' 종영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김신(공유)이 떠나자 '도깨비 앓이' 중인 이들이 촬영지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지은탁(김고은)이 김신을 처음으로 소환했던 강원도 '주문진 방사제'에는 평일이나 주말할 것 없이 인증샷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드라마 도깨비 속 장면.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교항리 방사제에서 촬영됐다 / tvN 도깨비

필자도 인생샷을 찍기 위해 지난 13일 이곳을 찾았다. 주말에 주문진 방사제에 갔다가 사진 찍으려는 이들이 많아 30분 이상 줄을 섰다는 지인 말을 듣고 평일을 택했다.

주문진 방사제는 주문진항과 영진항 사이 해안로에 위치해 있다. 평일이라 한적한 주문진 시내와 달리 해안로에 들어서자 승용차가 꼬리를 물었다. 바닷가 풍경을 지켜보며 해안로를 달리다 보니 방사제에 올라 사진을 찍는 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방사제 5개가 연이어 있지만 유독 사람이 많은 방사제가 눈에 띄었다. 가까워질수록 해안로 옆에 주차된 차량도 늘어났다.

김신과 지은탁이 다녀간 방사제

도깨비 촬영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텔레비전 모양 표지판 앞에는 가족 관광객들이 사진 촬영에 한창이었다.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한 주문진 방사제. 텔레비전 모양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 이하 위키트리

이 표지판을 사이에 둔 방사제 두 개가 보였다. 바다를 바라보고 왼쪽에 있는 방사제가 김신과 지은탁이 다녀간 곳이다.

특히 이 방사제 앞 전봇대에는 '도깨비 촬영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에는 "본 촬영지는 풍랑특보 및 강풍, 해일 등으로 인해 월파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사진을 촬영하시는 관광객들께서는 안전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경고 글귀가 담겼다.

오후 1시 30분쯤 방사제로 향하니 관광객 30여 명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대다수가 커플, 가족 관광객이었다.

20대 남성 A씨는 삼각대와 DSLR 카메라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는 강원도 여행 중 여자친구와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여자친구 손에는 꽃다발도 들려 있었다. 두 사람은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서로 마주 보는 포즈를 취했다.

'1000원에 대여' 목도리와 메밀꽃 등장

사진 찍는 차례가 오자 “메밀꽃 천원에 대여해드려요”라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 여성은 극중 은탁이 하고 있던 것과 흡사한 붉은 목도리, 메밀꽃 조화를 각각 1000원에 대여해 줬다. 일행으로 보이는 남성이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을 돕기도 했다. 이 남성은 사진이 잘 나오는 위치도 알려줬다.

현장에서 1000원에 빌린 메밀꽃 조화

예쁜 '인생샷' 건지는데 이 정도 추위쯤이야...

15분 정도 줄을 서 있다 보니 차가운 바다 바람 때문에 눈이 시리고 콧물까지 흘렀다. 얼굴과 손 감각도 둔해졌다. 손이 시리다고 외치면서도 쉬지 않고 사진을 찍던 20대 여성 B씨는 "친구와 우정 여행 왔어요. 여기서 꼭 인생샷 건지려고요"라고 말했다.

드디어 사진 찍을 차례가 됐다. 필자는 30여 명이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포즈 취하기 멋쩍어 두 손을 모으고 그냥 웃었다. 그러자 이 상황을 지켜보던 한 여성이 일행과 함께 서라며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결국 김신과 지은탁처럼 일행과 마주 본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창피하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았다. 말 그대로 '그림 같은' 사진이 찍혔다. "막 찍어도 예뻐 대박"이라며 기뻐하던 한 여성 관광객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사진 찍는 위치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방사제 끝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높은 파도가 칠 때에는 방사제 위를 넘어온 바닷물이 튀기도 했다.

대기줄이 계속 길어지자 100m 옆에 있는 또 다른 방사제에 올라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아졌다. 김신과 지은탁이 오르지 않았을뿐 똑같이 생긴 방사제다. 오후 2시 30분쯤 도깨비 촬영지에 있는 관광객은 60여 명으로 늘어났다.

손이 얼어 따뜻한 커피라도 마시고 싶었지만 주변에는 펜션과 음식점 뿐이었다. 날씨가 추워 사진을 찍고 급하게 차에 탔다. 다른 관광객들도 대부분 사진만 찍고 바로 가는 분위기였다.

옆 방사제에서 바라본 도깨비 촬영 방사제

지역 주민 "300명 넘게 몰릴 때도 많아"

결혼 뒤 38년 동안 이 방사제 앞에 살았다는 주민 홍모 씨는 "38년 사는 동안 여기가 이렇게 이슈가 된 건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여기가 주문진으로 가는 길목이었는데 사람이 몰리면 교통이 좀 복잡하긴 해도 북적이니 좋아요"라고 말했다.

사람이 언제 가장 몰리냐는 질문에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이 오는 것 같아요. 평일에는 많고 토요일은 제일 많고 일요일도 많고... 300명 넘게 몰려 있을 때도 있어요"라며 "아이고 아침부터 있어요. 아무래도 한 오후 2시쯤이 제일 많지요. 추운데도 막 몰려"라고 했다.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민 홍 씨는 “관광객들이 동해 파도를 무서워하질 않아요. 막 너울 파도가 치는데도 막 들어가는 거예요"라며 "순찰하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호루라기도 불고 통제해요. 그런데도 막 들어가 파도치는데... 동해 파도는 무섭거든요”라고 걱정했다.

날이 좋지 않으면 들어가지 말아야

기상특보가 발령됐을 때에는 방사제에 출입할 수 없다. 주문진해양경비안전센터 문윤홍 경장은 "해안로에 있는 방사제가 도깨비 방영 이후 관광객이 늘어 집중 관리 구역이 됐어요"라며 "워낙 많이 오고 계셔서 주말이나 풍랑주의보가 발령됐을 때 특히 순찰을 자주 나가요. 아직까지 사고 소식은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강릉시청 해양수산과 윤경식 계장은 "항포구 안전관리원이 따로 있어요.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꼭 순찰을 하고, 기상악화, 풍랑주의보, 태풍 이런 것들로 날이 안 좋았을 때 추가로 근무해요"라며 "한 분이 영진항 인근을 주로 순찰했는데 도깨비 방영 이후부터 촬영지 방사제까지 순찰 범위가 좀 더 커졌죠. 도깨비 방영 전보다 방영 이후 사람들이 더 많이 오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