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떠들썩하게 만든 사진·영상 6개와 진실

2017-02-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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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진·영상 6개와 그 진실을 소개한다.

"SNS 약자가 뭔 줄 알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아니야?"

"틀렸어. '선동(S)과 날조(N)로 승부(S)한다'야"

SNS는 누구든 정보를 유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한 매체지만,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 난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탁한 매체다. "선동과 날조로 승부해서 SNS가 됐다"는 마냥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드넓은 SNS 세상에서 진짜가 가짜로, 가짜가 진짜로 탈바꿈하는 건 시간 문제다. 특히 별다른 설명이 없는 사진이나 영상은 한 다리 두 다리 거치다 보면 원래는 없던 섬뜩한 '사연'이 추가된다.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진·영상 6개와 그 진실을 소개한다.

1. 러시아 수면 실험

1940년대 소련에서는 반윤리적인 실험이 일상처럼 자행됐다고 한다. '수면 실험'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소련 연구진은 전투 능력 향상을 위해 남성 5명을 대상으로 끔찍한 실험을 했다. 1달 동안 자지 않으면 사람 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연구진은 피험자 5명을 한 방에 몰아넣고 잠들지 않게 하는 가스를 몰래 주입했다. 피험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 행동을 보였다. 자기 허벅지 살이나 내장을 뜯어먹고, 괴이한 웃음 소리를 내며 난동을 피웠다.

어떤 피험자는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하기도 했다.

실험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한 연구진은 피실험자 모습을 아래와 같이 사진으로 남겼다.

움푹 패인 눈, 날카롭게 변한 치아. 머리는 벗겨지고, 피부는 동물 가죽처럼 말라붙었다. 사람이 정말 잠을 자지 않으면, 이런 괴물로 변하는 걸까?

100% 거짓말이다. 물론 소련 연구진이 정말 수면 실험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저 사진 속 인물은 핼러윈 인형을 교묘히 편집한 것이다. 이 인형 이름은 '스파즘 프롭(Spazm Prop)'으로 온라인에 버젓이 판매까지 되고 있다.

2. 표정 없는 여자(Expressionless)

197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 있는 세다스 시나이 정신병원에 하얀 가운을 입은 정체불명 여성이 입원했다.

여성은 마네킹처럼 아무 표정이 없었다. 병실로 옮겨지는 동안에도 그랬다. 의료진이 여성에게 진정제를 놓으려 할 때였다. 엄청난 힘으로 의료진을 제압한 여성이 주치의에게 달려들어 목을 물어뜯었다. 찢어진 피부 사이로 선홍색 피가 솟구쳤다.

여성은 쓰러진 의사에게 다가가 이렇게 속삭였다. "나는... 신이다..."

끔찍한 사건 뒤, 여성에게는 '표정 없는 여자(Expressionless)'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래는 의료진이 병실로 옮겨지는 여성을 촬영한 사진이다.

이 미스터리 이야기의 진실은 뭘까. 사실 '표정 없는 여자'는 온라인 괴담 사이트 크리피파스타 위키에 '아이비써(Ivysir)'라는 네티즌이 올린 창작 괴담이다. 문제의 사진은 아이비써가 지인들과 직접 촬영했다고 한다.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아이비써는 프리랜서 작가다. 호러물을 주로 쓴다고 한다. 필명은 '티제이(Teej)'로 공식 페이스북도 있다.

3. 목 꺾인 여자

( ※ 주의 : 보는 이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 한 지방 방송국에서 촬영했다가 '방송 금지' 처분 당했다는 영상이다.

유튜브, kyakkya112233

하얀 셔츠를 입은 남성은 마술사로 보인다. 초등학교를 찾아 '숟가락 구부리기' 마술 시범을 보이는 중이다. 숟가락이 엿가락처럼 쉽게 구부러지자 학생들은 감탄을 금치 못 한다.

의기양양해진 남성은 이번에 "숟가락을 잡지 않고 휘어보이겠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숟가락을 책상에 고정한 뒤 기합과 함께 단숨에 끊어 버린다. 그런데 끊기지 말아야 할 것도 끊긴 게 문제였다. 남성 옆에 있던 빨간 옷 여성의 머리도 함께 꺾인 것이다.

이 영상은 일본 영화감독 시라이시 코지(白石晃士·43)가 연출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숨겨진 공포(裏ホラー)'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다. 여러 사정으로 TV 방영이 금지된 영상을 한데 모았다는 콘셉트다.

코지는 고어물 마니아 사이에서도 역겹다고 소문난 영화 '그로테스크(2009)' 감독으로 유명하다. 한국과 인연도 있다. 코지는 2014년 김꽃비, 연제욱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 '원컷 - 어느 친절한 살인자의 기록'을 연출했다.

4. 세균걸

( ※ 주의 : 보는 이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유튜브, 호러오스팟

빨간 우의를 입은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탄다. 그리고는 구석 한 편에 서서 고개를 숙인다.

많은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들락날락하는 데 미동도 없다. 영상 4분 30초쯤, 흰색 후드티를 입은 남성이 엘리베이터에 탄다. 여성은 바로 뒤에 서 있다. 역시 미동도 없다. 남성은 초조한 기색이다. 괜히 고개를 들었다 내렸다 한다.

남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여성은 준비한 칼을 꺼내든다. 이어 남성의 등을 무자비하게 찌른다. 여성은 엘리베이터에 올라 폐쇄회로(CC)TV를 본다. 새빨간 입술과 하얗게 질린 얼굴, 마치 삐에로 분장한 것 같다.

이른바 '세균걸'로 알려진 이 영상은 일본 페이크 다큐멘터리 시리즈 '봉인영상(封印映像)'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다. 영상의 원래 제목은 '빨간 망토'다.

'빨간 망토'는 2탄도 나왔다. 2016년 극장판 봉인영상에 포함됐다. 하천 부지에서 버려진 음식물로 연명하는 빨간 망토가 캠핑 나온 남성을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본 사람들에 따르면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한다.

5. 크리스 벤와의 미소

레딧(Reddit)

미국 최고 프로레슬러에서 자기 가족을 죽인 패륜 범죄자로 전락한 크리스 벤와(Benoit·1967~2007).

위 사진은 한 팬이 촬영했다는 벤와 사진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무시무시한 사연이 숨어있다고 한다.

2007년 6월 24일, 벤와가 속한 미국 최대 레슬링 단체 WWE 공식 홈페이지에 충격적인 글이 올라왔다. 벤와가 자택에서 둘째 아들, 아내와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WWE 측은 벤와의 과거 경기 영상을 공개하며 그를 추모했다.

하지만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건 유력 용의자가 다름 아닌 벤와로 밝혀진 것이다. 현지 경찰은 벤와가 장애가 있는 둘째 아들 문제로 아내와 다투다가 이들을 살해하고, 자살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소식이 알려지자 WWE는 서둘러 추모 영상을 내리고, 홈페이지 내 벤와의 경기 기록을 삭제했다. 가족을 죽인 범죄자를 영웅 대접할 수는 없었다.

얼마 뒤 SNS에서는 이상한 사진이 퍼졌다. 검은 모자를 쓰고, 음산하게 웃는 벤와 사진이었다. "가족을 죽인 벤와가 한 팬 요청에 찍은 사진"이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사실 이 사진은 2000년대 초중반 한 미국 프로레슬링 커뮤니티에 처음 올라온,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사진이다. 한 몹쓸 네티즌이 이 사진에 그럴 듯한 설명을 붙여 악성 루머를 퍼뜨린 것이다.

6. 더 버니맨 킬러

버니맨(Bunny Man)은 미국 버지니아 주 클리프톤(Clifton)에 있는 한 굴다리에 나타난다는 정체불명 인물이다. 일종의 도시전설로, 토끼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죽여 '버니(토끼)맨'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

2010년대 초반, 한 사진이 미국 SNS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조지아 주 한 폐건물에서 1982년 촬영됐다는 이 사진에는 토끼 가면을 쓴 누군가가 낡은 건물로 여성을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은 이미 정신을 잃은 걸로 보였다.

사진은 온라인을 돌고 돌면서 여러 설명이 덧붙었다. 사진 속 여성은 이미 죽었고, 여성을 끌고 가는 남성은 바로 '버니맨'이라는 것이다.

2015년, 한 루머 전문 추적 매체가 진위에 대해 확인 작업에 나섰다. 결과는 허무했다. 사진은 엘리엇 리 헤이즐(Hazel)이라는 사진 작가의 연작 '파피 필드 갱(2010)' 속 한 장면이었다.

심지어 엘리엇이 촬영한 원본은 컬러 사진이었다. 누군가 포토샵으로 원본을 낡고 허름하게 연출해 기괴함을 극대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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