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에 이모티콘 금지" 경남권 A대 '똥군기' 문화

2017-02-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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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입니다 / tvN 'SNL-똥군기 15학번 도둑들' 경남권에 위치한

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입니다 / tvN 'SNL-똥군기 15학번 도둑들'

경남권에 위치한 A대학에서 일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똥군기'를 강요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22일 제보자는 위키트리에 "대학 똥군기 문화를 제보한다"며 카톡 내용을 보내왔다. 2017년도 신입생들이 모여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는 선배들이 지키라고 한 사항들이 공유됐다.

위키트리 (독자 제공)

카톡방에서 한 학생은 "언니들(선배들)이 약속시간 10분 전에는 꼭 도착하게 하고, 언니들 볼 때 (먼저) 번호를 따서 문자 보내야 된다. (문자) 내용은 한 명도 안 겹치게 해야 하고, 이모티콘, ㅋㅋ, ~하세용 이런 거 쓰면 안 된다. 맞춤법 틀리면 안 되고, 무용실 거울에 기대면 안 된다. 나올 땐 머리카락 치우고 인사는 무조건 크게 크게 해야 한다. 이런 활동 같은 거 참여 다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카톡을 본 다른 신입생이 "먼저 (선배) 번호를 따야 되나?"라고 묻자 "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제보자는 "학식 먹다가도 선배가 보이면 가서 인사를 해야 한다더라. 주위에 이 학교를 다녔던 사람이 있는데, 이런 '똥군기' 문화 때문에 자퇴했다는 말도 들었다. 대학 똥군기 문화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A대학교 학생 지원 담당자는 "해당 학과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상황을 파악 중이다. 학교적인 차원에서는 이미 지난 20일부터 각 학과 조교, 학회장, 학교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런 강압·강요 행위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사안이 상세히 파악되는 대로 그에 맞는 징계나 처벌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해당 학과 관계자는 위키트리와 통화에서 "과 자체적으로 사안에 대해 알아본 결과, OT를 앞두고 몇몇 2학년 학생들과 신입생들이 장기자랑 준비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 오간 대화가 카톡으로 옮겨진 것 같다. 한 신입생이 30분 정도 늦어서 그에 대한 주의를 주면서 재학생들이 전달한 내용들이 신입생들 사이에 카톡으로 공유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자리에 있었던 재학생, 신입생들에게 물어서 그렇게 강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답을 들었다. 글로 옮겨지다 보니 다소 오해할 만한 소지들이 생긴 것 같다. 그래도 후배 입장에서는 과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을 계기로 더 화합할 수 있도록 신경 써서 지도하겠다"고 전했다.

새 학기마다 논란이 되는 대학 내 '똥군기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교육부는 이달 31일까지 선후배 간 불법행위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불법행위 집중신고 기간 동안에는 각 대학과 관할 경찰서에 핫라인을 개설하고, 집중 단속에 나선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