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여동생은 살인사건 피해자" 한 트로트 가수의 절절한 호소

2017-02-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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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 살해' 비극을 겪은 트로트 가수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내용으로 호소문을

'여동생 살해' 비극을 겪은 트로트 가수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내용으로 호소문을 올렸다.

트로트 가수 임지안(30) 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인 앞에 서는 직업을 하고 있지만, 너무나 안타깝고 억울하기에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린다"며 장문을 공개했다.

안녕하세요. 고민끝에 만인앞에 서는 직업을 하고 있는 저이지만.. 너무 안타깝고 억울하기에 용기내어 다같이 공유해 주셨음 하는 소망으로 글을 올립니다. 6남매중 넷째인 28살 제 여동생 민경이는 요즘 뉴스에서 다뤄지...

Posted by Ji An on Monday, 20 February 2017

임 씨는 글에서 "6남매 가운데 넷째인 28살 제 여동생은 요즘 뉴스에서 다뤄지고 있는 목포 택시 살인사건 피해자"라며 "죽어간 제 동생은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갔지만, 사실을 제대로 알려서 범인이 충분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임 씨에 따르면, 전남 목포에 사는 여동생 A씨는 지난 18일 오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꺼져있었다. 임 씨 가족은 이날 오후까지 A씨에게 연락이 없자 실종신고를 했다. 확인 결과, A씨는 18일 새벽 직장 동료들과 술자리를 마치고 택시를 탄 뒤 행방불명된 상태였다.

용의자는 실종 신고 다음 날인 19일 오후 4시쯤 경찰에 붙잡혔다. 56살 택시기사 강 모 씨였다. 18일 새벽 A씨를 태운 그 기사였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술에 취해 잠든 것 같았다. 그래서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살해했다"며 "우발적 범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A씨 시신을 범행 현장에 그대로 유기했다. 시신은 강 씨를 검거한 같은 날 목포의 한 공터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임 씨는 강 씨가 범행 전 커터칼을 준비하는 등 "치밀하고 단계적으로 행동했다"며 진술 내용의 진실성을 지적했다.

임 씨는 "경찰 조사 결과, 강 씨는 여성 감금, 폭행 전력이 있는 전과 9범이었다"며 "성폭력 관련 범죄를 일으킬 만한 위험 요소를 안고 있던 사람이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 기사로 고용할 생각을 하느냐"고 강 씨가 속한 택시 업체를 비난했다.

이어 "목포시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강하고 믿음직스러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술을 마셨다고, 또는 혼자 탑승했다고, 잠이 들었다고 범행 타겟이 되는 거는 너무 터무니 없는 경우"라고 덧붙였다.

임 씨의 글은 22일 오후 SNS에서 400회 넘게 공유되며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 목포시 관계자는 "(A씨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시키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내 9개 택시운송업체와 개인택시 목포지부에 강력범죄 방지 등 법령 준수를 위한 특별 교육 시행을 통보했다"고 22일 천지일보에 밝혔다.

2015년 데뷔한 임 씨는 작년 한 가요 시상식에서 성인가요부문 대상을 차지하는 등 실력파 트로트 가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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