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혜진, 27일 르 코르뷔지에 4평짜리 세계문화유산 앞에서 노래한다

2017-02-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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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나컨텐츠 가수 장혜진(52) 씨 노래를 앞에서 들을 기회가 왔다.오는 27일 장혜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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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혜진(52) 씨 노래를 앞에서 들을 기회가 왔다.

오는 27일 장혜진 씨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현대건축 아버지 : 르 코르뷔지에' 전시에서 작은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전시 여덟 번째 섹션 '4평의 기적' 카바농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 카바농은 '현대건축 거장'이라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1887~1965)가 여생을 앞두고 지은 4평 오두막이다.

얼마 전 장혜진 씨는 르 코르뷔지에 전시장을 찾았다. 코바나컨텐츠 관계자는 "장혜진 씨가 르 코르뷔지에 작품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며 "첫 방문 이후 몇 번씩 다시 방문했다"고 말했다. 장혜진 씨는 르 코르뷔지에를 향한 애정을 담아 대표곡 몇 선을 부를 예정이다.

지난 1991년 장혜진 씨는 첫 앨범 '이젠'으로 데뷔했다. 이후 장혜진 씨는 '1994년 어느 늦은 밤', '꿈의 대화', '아름다운 날들', '키 작은 하늘', '마주치지 말자' 등 여러 노래로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한국 대표 여성 솔로 가수 자리에 올랐다. 그는 호소력 짙고 풍부한 음색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유튜브, EBSCulture (EBS 교양)

장혜진 씨 콘서트는 오는 27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현대건축 아버지 : 르 코르뷔지에' 여덟 번째 섹션 '4평의 기적'에서 열린다. 콘서트 티켓 가격은 전시 티켓 가격에 포함된다. 이날 예술의전당은 휴관이지만, 르 코르뷔지에 전시는 휴관과 상관없이 계속된다.

장혜진 씨가 호평한 '현대건축 아버지 : 르 코르뷔지에' 전시는 르 코르뷔지에 재단이 이례적으로 기획에 나선 특별 전시다. 지난해 7월 유네스코가 르 코르뷔지에 작품 17점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전시 공동 주관사 코바나컨텐츠 김건희 대표는 "이 전시는 르 코르뷔지에 작품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 최초로 열리는 전시"라며 "현대 건축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이자 역사적 공헌을 인정받은 르 코르뷔지에 작업 과정과 내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혜진 씨가 노래를 부르는 카바농(The Cabanon)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다. 1950년 르 코르뷔지에는 아내 이본느를 위해 지중해 로크브륀 카프 마르탱에 여름 별장을 짓기 시작했다. 이 별장은 이본느 고향 모나코로 향하는 길목에 있었다.

르 코르뷔지에 '오두막(The Cabanon)' (1951) / 이하 르 코르뷔지에 재단

르 코르뷔지에는 일생 대규모 주거단지나 주택 프로젝트, 도시계획에 몰두한 사람이었다. 코바나컨텐츠는 "유명 건축 거장이 노년에 단 4평짜리 오두막을 지었다"며 "이는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카바농은 4평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가구가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이곳에는 침대, 탁자 등 일상에 꼭 필요한 가구만 비치됐다. 하지만 르 코르뷔지에와 이본느는 카바농을 '작은 궁전'이라 부르며 사랑했다. 부부는 카바농을 어느 곳보다도 편안하게 느꼈다. 르 코르뷔지에는 4평 오두막을 통해 허례허식 없이 정신적으로 충만한 일상을 구현하려 했다.

르 코르뷔지에 '이본느' (1932)

르 코르뷔지에는 화려하고 장식적인 요소 대신 최소 본질에 집중하는 건축을 하기 위해 애썼다. 르 코르뷔지에 대표 건축 '사보아 주택', '페삭 주거 단지' 등을 보면 그가 건축에서 장식적 요소를 얼마나 지양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자기 건축을 통해 평범한 인간이 최소 조건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길 바랐다. 카바농에도 그런 지점이 드러난다. 카바농은 4평에 불과하지만, 비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르 코르뷔지에가 평범한 인간 신체와 동선을 고려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카바농 근처에는 푸른 지중해가 있었다. 르 코르뷔지에는 매일같이 지중해를 바라봤다. 1965년, 그는 지중해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현대건축 아버지 : 르 코르뷔지에' 전시는 르 코르뷔지에를 기리기 위해 카바농을 그대로 복원했다. 관람객은 섹션 8 '4평의 기적'에서 실제 카바농과 똑같은 크기 집에 들어갈 수 있다. 안에는 르 코르뷔지에가 살던 흔적이 그대로 복원돼 있다.

카바농을 구경하는 관람객은 카바농 창문 너머로 보이는 지중해 풍경을 보며 감탄한다. '현대건축 아버지 : 르 코르뷔지에' 전시 공동 주관사 코바나컨텐츠는 르 코르뷔지에를 기억하는 의미로 직접 지중해를 찾아 푸른 바다를 촬영했다. 관람객은 오두막에 앉아 파도치는 바다를 언제든지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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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 씨는 오는 27일 바로 그 카바농 앞에서 노래할 예정이다.

'현대건축 아버지 : 르 코르뷔지에' 전시는 각계에서 호평받고 있다. 한 관람객은 "(르 코르뷔지에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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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축 아버지 : 르 코르뷔지에' 전시는 오는 3월 26일까지 이어진다.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