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0시부터' 아이돌 팬이라면 알아야 할 음원차트 개편

2017-02-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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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10시에 새 앨범을 발매한 러블리즈 / 울림엔터테인먼트 음원차트 개편이

지난 26일 오후 10시에 새 앨범을 발매한 러블리즈 / 울림엔터테인먼트

 

음원차트 개편이 27일 0시부터 적용됐다. 개편 첫날부터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지난 26일 오후 10시 발매된 걸그룹 러블리즈 2집 앨범 '알 유 레디?(R U Ready?)' 신곡들이 멜론 차트에서 일제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27일 0시 멜론 실시간 차트에는 러블리즈 곡들로 추정되는 20위, 67위, 89위 등 노래 3곡이 아예 차트에서 누락되기도 했다. 러블리즈 신곡들은 음원차트 개편안 적용 전 발매돼 적용 대상이 아니었지만, 멜론 오류로 신곡 발매 뒤 가장 중요한 골든 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20위, 67위, 89위가 사라진 멜론 차트 / 멜론

 

이날 멜론 측은 "일시적 오류가 생겼다. 순위가 노출되지 않았을 뿐 이용량 등은 정상적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러블리즈 울림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오류를 발견하고 바로 멜론 측에 항의했다. 시스템상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사과는 받았다"고 같은 날 전했다.

이를 두고 러블리즈 팬들뿐 아니라 일부 아이돌 팬들은 "갑작스러운 시스템 변화로 여러 오류가 생기고 있다"고 의견을 내고 있다.

최근 가요계 빅이슈 '음원차트 개편'은 뭘까? 음원차트 개편에 대해 살펴봤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공문에서 시작된 '음원차트 개편'

 

27일 발표된 멜론 운영 기준 변경 안내문 / 벅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에 '건전한 음원 유통 시장 확립'을 위한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0시 음원 발매가 차트를 왜곡시킨다는 업계 목소리를 반영해, 음원 사재기 유인 우려가 있는 집계 시간 조정 등에 대한 대책을 추진해달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공문을 시작으로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음원사업자(멜론, 벅스 등)에게 자발적 개선책을 마련해 달라고 전달했다. 음원사업자들은 '0시 음원 발매' 관행을 바꾸기로 했다. 

▷'음원차트 개편' 무엇을 말하나?

위키트리

 

 

27일 시행된 음원차트 개편 내용이다.

취지: 새벽 시간대 무리하게 펼쳐지는 아이돌 팬덤 간 순위 경쟁을 방지.

개편 내용: 자정~오전 11시 발표된 음원에 대한 실시간 차트 적용을 당일 오후 1시부터 반영. 오후 12시~오후 6시에 나온 음원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실시간 차트에 즉각 반영. 오후 6시 이후부터 오후 11시까지 발표된 음원은 다음 날 오후 1시 차트에 반영.

음원을 발매하는 시각은 기획사나 가수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실시간 차트'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자정 발매'가 관행이 됐다.

대형 가수나 인기 아이돌 그룹은 주로 '자정 발매'를 선택했다. 낮 시간대에 비해 음원사이트 이용자들이 적어 '실시간 차트' 성적을 높이는 데 유리했기 때문이다.

새벽 시간대까지 좋은 성적이 유지되면 이후로도 순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아이돌 팬덤 차트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트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대응책 마련으로 '음원차트 개편'을 제안했다.

▷개편과 동시에 발 빠르게 움직인 가수 & 소속사들

지난 21일 음원차트 개편 소식이 스포츠조선 단독 보도로 알려지면서 발매를 앞둔 가수, 소속사 측은 개편에 맞춰 발매 시간을 대폭 조정했다.

태연 공식 홈페이지

 

 

기존 대세였던 0시 발매가 정오 & 오후 6시로 나뉘고 있다.

구구단 → 27일 오후 6시

태연 → 28일 낮 12시

비투비 → 3월 6일 오후 6시

발매 시간을 확정 지은 소속사 측은 "음원차트 개편으로 정오 혹은 오후 6시 발매를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발표된 음원은 실시간 차트에 곧바로 반영)

▷음원차트 개편, 효과가 있을까? 엇갈리는 반응들

이하 셔터스톡

 

음원사업자들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 음원사업자 관계자는 "아이돌과 비아이돌 음원이 투명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취지를 공감한다.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경쟁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음원사업자들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부 음원 사이트 이용자들은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지은(25) 씨는 "자정이 아니더라도 일부 팬덤들 집중 스트리밍 시간은 개편 시간대에 맞춰 이동할 것이다. 순위 경쟁이 없어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어떤 효과가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시행초기, 계속되는 잡음... #음원차트_개혁반대 #역차별

 

개편을 두고 일부 아이돌 팬들은 불편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27일 트위터에는 #음원차트_개혁반대라는 해시태그가 붙어있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소비자인 아이돌 팬들을 '생태 교란자'로 해석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음원차트개편은 아이돌 팬들에 대한 색안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앨범 발매를 앞둔 아이돌 가수 팬인 손경수(25) 씨는 "아이돌 가수들 팬이 왜 공정성을 해친다고 얘기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이돌 가수들 팬도 대중"이라며 "새벽에 실시간 차트 집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원하는 '공정성'이 제대로 지켜질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실시간 차트를 차라리 모두 없애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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