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작품상 '착각' 소동은 레오의 복수였다?"

2017-02-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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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주(州)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주(州)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시상식의 꽃이자 마지막 순서, '작품상' 수상작 발표 때였다.

시상자로 나선 원로배우 페이 더너웨이(Dunaway·76)는 다미엔 차젤레가 연출한 '라라랜드'를 수상작으로 호명했다. 라라랜드 제작진은 무대위로 뛰어올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차젤레는 최연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32살) 감독이 되는 듯했다.

그때 더너웨이와 시상자로 나선 배우 워렌 비티(Beatty·79)가 굳은 표정으로 입을 뗐다.

"죄송합니다. 작품상 수상작은 '라라랜드'가 아니라 '문라이트'입니다"

두 사람이 앞서 '라라랜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Stone·28)의 수상 종이를 작품상 종이로 착각한 것이었다.

근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작이 잘못 발표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상 처음이다. 한 베스트셀러 작가는 이를 두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복수"라는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세상이 당신에게 반(反)한 걸 알았을 때'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켈리 옥스포드(Oxford)는 이날 트위터에 "(작품상 착각 해프닝은) 레오나르도의 실수야. 그가 수상작이 적힌 봉투를 들고 있어"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서 레오나르도는 스톤 옆에 서서 빨간 봉투를 들고 있었다. 그는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옥스포드는 이 점을 지적했다. 레오나르도가 다음 시상자인 더너웨이와 비티에게 잘못된 봉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옥스포드는 "무대 뒤로 퇴장한 레오나르도가 (엠마 스톤의 수상이 적힌) 카드 봉투를 워렌 앞에 내려놨고, 워렌을 그걸 들고 나갔다"며 이날 소동이 레오나르도 탓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트윗은 28일(한국시각) 각각 2000회 넘게 리트윗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레오에게 이런 일을 벌일 동기(?)가 충분하다는 점 때문에 더 회자됐다.

레오나르도는 여태껏 수많은 호연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와 거리가 멀었다. 그는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1993)'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된 이후 3차례(에비에이터, 블러드 다이아몬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온라인에서는 이런 짤방까지 유행할 정도였다.

Giphy

레오나르도는 2016년 숙원을 풀었다. 영화 '레버넌트'에서 들소의 생간을 먹는 연기(그는 채식주의자다)까지 선보인 그에게 아카데미는 마침내 남우주연상을 안겼다. 하지만 한 번의 수상으로 23년 동안 쌓인 한이 풀릴 수는 없는 법. 레오나르도가 수상 봉투를 바꿔치기해 아카데미에 '복수'했다는 것이었다.

아카데미 수상작 투표·발표를 총괄하는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7일(현지시각) 공식 트위터에 "작품상 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와 관련해 문라이트와 라라랜드 제작진, 워렌 비티, 페이 더너웨이, 그리고 오스카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잘못된 (수상) 부문이 기입된 봉투가 시상자들에게 전달됐고, 그 사실이 밝혀져자 즉각 수정이 이뤄졌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조사 중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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