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 '차트 역주행' 중인 책들

2017-03-05 18:50

add remove print link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가요계에서는 발표된 지 한참 된 노래가 뒤늦게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가요계에서는 발표된 지 한참 된 노래가 뒤늦게 인기를 얻으며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의 노래 '위아래'가 대표적이다. 이 곡은 2014년 8월 발표됐다가 그해 연말 뒤늦게 각종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며 이엑스아이디의 존재를 각인시킨 '역주행' 신화를 썼다.

최근 서점가에서도 '차트 역주행'하는 책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출간된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언어의 온도'는 몇 달간 주목받지 못하다가 연말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해 교보문고가 집계한 종합 베스트셀러 3위(2월22∼28일 기준)에 올랐다.

이 책은 '말과 글에도 나름의 온도가 있다'며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짧은 글들로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정신과 의사인 윤홍균씨가 쓴 '자존감 수업'도 최근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자존감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지난해 9월 나왔다가 11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러다 다른 책들에 밀려 한동안 순위가 한참 낮아졌다가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종합 2위까지 올랐다. 지금까지 25만부 정도가 팔렸다.

책을 펴낸 심플라이프 관계자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한 번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 쉽지 않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가 놀랐다"고 말했다.

두 책은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다. 두 저자 모두 출판계에서는 이름없는 저자였지만 이미 인터넷 세상에서는 유명 인사였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윤홍균 작가는 '윤답장 선생님'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하고 이기주 작가 역시 인터넷에서 '글 잘 쓰는 사람'으로 이름을 날렸다.

'자존감 수업'을 낸 심플라이프는 1인 출판사다. 또 '언어의 온도'를 낸 말글터는 이기주 작가가 직접 운영하는 출판사로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저자들은 대신 직접 강연을 하며 책을 알리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기주 작가는 책 출간 이후 별다른 대외 활동을 하지 않다가 연말부터 강연회 등을 하기 시작했고 이후 책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심플라이프 관계자도 "윤홍균 작가가 강연을 꾸준히 하는 게 인기의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면서 "강연에 대한 독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입학·졸업 시즌에 선물하기에 좋은 책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실제 인터넷에서는 이 책들을 읽은 뒤 여러 권을 구입해 선물했다는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존감 수업'은 특히 자존감 회복을 원하는 젊은이들 외에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는 게 출판사 측 설명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언어의 온도'는 SNS에서 공유하기 좋은 글들이 많다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면서 "최근 SNS에서 인기를 얻은 저자들의 책이 강세를 보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home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