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제가 게이냐고요? 너무 강하게 부인하면 그분들께 실례죠" (인터뷰)

2017-03-1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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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SM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전 게이가 아닙니다. 여자를 좋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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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전 게이가 아닙니다. 여자를 좋아하니까요. 하하. 하지만 제가 '아니에요'라고 손사래를 치는 게 어찌 보니 그분들에게는 굉장히 실례더라고요. 취향의 문제일 뿐이잖아요."

예능계에서 종횡무진 중인 슈퍼주니어의 김희철(34)은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찌라시'(사설 정보지)로 확산한 '게이·동성애 루머'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제가 '게이 아닙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취향의 문제이고 각자의 가치관에 맞지 않을 뿐이지 않나. 나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신다 해도 이젠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루머에 스트레스를 받을 법도 한데.

▲ 얼마 전 슈퍼주니어와 매니저들의 단톡방에 그 찌라시가 올라왔다. 나도 '이 사람 누구지?' 하며 읽어 내려가는데 맨 밑에 내 이름이 적혀 있더라. 멤버들과 엄청 웃었다. 소속사에서 반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연락이 왔을 때도 그러지 말자고 했다. 물론 내가 법을 어긴 사람이나 법적으로 몹쓸 짓을 한 것처럼 루머가 돌면 대응하겠지만.

-- 지난달 JTBC '아는 형님'에서도 단톡방 에피소드를 언급했던데.

▲ 나도 처음에는 그런 루머가 싫어서 일부러 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하지만 요즘에는 내 입으로 루머 얘기도 하는데 방송을 본 어머니가 문자가 왔다. '우리 아들 또 찌라시에 뜨면 어떡해'라고. 하하.

-- 껄끄러운 얘기도 언급하는 걸 보면 마인드가 좀 바뀐 것 같다. 변화의 계기는.

▲ 데뷔 초에는 잘 시간도 없고 노래하다 예능 하고 연기하니 하나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때는 어려서 그런 게 좋다는 것도 몰랐다. 이젠 나이가 조금 들었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공백기도 경험했고, 특히 '아는 형님' 출연이 가장 큰 변화의 계기이다. 이 프로그램은 내게 많은 걸 줬다. 남자 팬이 늘었고 수입도 좋아졌으며 (민경훈과 듀엣한) '나비잠'으로 차트 1위도 해봤다. 내가 정말 밝아졌다.

'아는 형님' 화면 캡처

-- 어린 시절 일본 인디밴드까지 꿸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는데 이젠 예능인 이미지가 무척 커졌다. 가수로 출발했으니 그런 점이 신경 쓰일 수도 있는데.

▲ 그런 감정은 옛날에 다 겪었다. '아는 형님' 하면서 정말 내가 많이 바뀌었다. 마음이 편하고 일이 즐겁다. 하지만 연기는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3년 전 '연기의 대가'이신 이순재, 변희봉, 장광 선생님과 출연한 '꽃할배 수사대'가 마지막이었다. 데뷔 초기 연기할 때 피 흘리는 장면을 찍으며 감정 잡다가 음악 방송 무대에 서고, 다시 드라마를 찍으며 울다가 예능에서 웃기니 스트레스더라. 감정 소모가 심해 나와 잘 안 맞아 연기는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며칠 전 데뷔 12주년을 맞았다. 슈퍼주니어는 계속 활동을 이어가나.

▲ 옛날처럼 음악 방송을 많이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당연히 멤버들의 군 복무가 마무리되면 완전체로 모일 것이다. 특히 콘서트를 하고 싶다. 공연은 해외 팬들을 만나는 유일한 통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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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대스타'는 이제 김희철의 대표 수식어가 됐는데.

▲ 처음에 SBS TV '강심장'에서 말했는데 얼마나 황당한가. 우주대스타라니. 하하. 그런데 예전엔 나만 그랬는데 이젠 초등학생까지 그렇게 불러주더라. 한길만 파면 결국 되나 보다. 내가 직접 붙였는데 가장 좋아하는 닉네임이다. 이런 것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 어느덧 나이가 30대 중반인데, 미래에 대한 계획도 세우나.

▲ 팬 중에는 결혼한 분도 있고 '저 오빠 매일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걸그룹 좋아하더니 여자친구 좀 사귀었으면' 하는 분들도 있다. 결혼하면 가정과 활동 어느 한쪽도 100% 못할 것 같다. 나 닮은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 상상은 해봤는데 아직은 지금이 즐거워 내 생활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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