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한국 가전제품 인기…삼성은 '쑹', LG '쥐'

2017-03-1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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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한국산 가전제품이 북한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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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한국산 가전제품이 북한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북한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은어까지 등장했다고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가 15일 보도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날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최근 평성과 함흥, 청진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에서 TV와 노트컴(노트북)을 비롯해 남조선(한국) 상품을 찾는 주민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는 시장 단속원의 눈을 피하려고 자기들만의 신조어(은어)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시장에서 삼성을 중국식 발음이 섞인 '쑹'으로, LG는 '쥐'라는 약칭으로 부르고 있다"면서 "이런 표현은 한국 제품명을 말하지 않는 효과와 함께 세련감을 준다는 이유로 대다수 돈주(신흥부유층)들이 애칭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지난해 5월 제7차 노동당대회 참가자들에게 LED TV를 선물로 나눠주면서 품질과 브랜드에 관심을 두는 주민들이 늘었고, 태양광판으로 전자제품을 더욱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제품구매 욕구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대학생은 물론 일반 초·고급 중학생들 속에서 노트컴 구매 열풍이 불고 있고, 한국산은 부의 상징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산 제품은 가격이 눅은(저렴한) 대신 잔고장이 많지만 삼성, LG는 품질이 확실하다는 점이 아이들에게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 시장에 나온 노트북은 대다수 중국산 중고제품이고 1대당 가격은 제작연도에 따라 북한돈 20만~3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면서 "한국산은 함부로 내놓고 팔지 못해 중국산의 2∼3배 가격을 줘도 찾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눈속임을 위해 한국산 제품에 중국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하는 행태도 등장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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