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모 "근본을 지키는 아티스트이고 싶다"

2017-03-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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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CHILDHOOD 아티스트 얌모(Yammo·26)가 지난 25일 싱글 'B.O.S

유튜브, CHILDHOOD

아티스트 얌모(Yammo·26)가 지난 25일 싱글 'B.O.S.S.'를 공개했다.

피처링부터 화려하다. 가수 딘과 래퍼 도끼가 이 곡에 참여했다. 마스터링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비욘세, 리한나 등과 작업한 엔지니어 크리스 게링거(Chris Gehringer)가 맡았다.

얌모는 이 곡에 대해 "쉽게 말하면 Boss에 관하여 얘기하고 또 그 Struggle에 관하여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몇 번 듣다 보면 더 큰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하다. 참여진들과 나의 사상,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하 얌모 측 제공

얌모는 랩 배틀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이때 홈 레코딩도 시작했다. 많은 힙합 팬들에게 얌모는 여러 의미를 가진 사람이다.

일리네어 레코즈와 오랜 시간 함께한 프로듀서이면서 수준급 랩 실력을 가진 아티스트다. 얌모는 자신을 두고 "나는 힙합 음악을 주로 만드는 음악 프로듀서이고 랩을 위주로하는 '레코딩 아티스트'이다. 특이한 점은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래퍼보다 랩을 더 잘 한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얌모다운 대답이다. 한국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속내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B.O.S.S. 발매를 맞아 얌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얌모가 가진 음악 색부터 그가 평상시 어떤 식으로 작업하는지 등 공개되지 않았던 내용들을 담아봤다.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지만, 얌모라는 아티스트를 모르는 독자들에게 간단히 자신을 소개해달라.

나는 얌모, 음악 프로듀서이고 랩을 위주로 하는 레코딩 아티스트이다.

지난 2007년 랩 배틀을 시작으로 음악적 커리어를 쌓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고, 어린 시절 얌모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얘기해달라.

꽤 많은 랩 배틀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별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당시 씬의 규모 등을 생각해봤을 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고, 대회의 운영도 흥행과 정치적인 요소가 섞여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 결정적인 사건들도 있었고.

어쨌거나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 시기 즈음 홈 레코딩을 시작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이번에 함께 작업하게 된 딘도 2008-2009년경에 만난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 인생의 첫 레코딩을 했던 비트가 딘의 비트였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고 신기한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함께 크루로 지낸 시기도 있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 같다.

어린 시절의 나는 극도로 행복했던 적도 있었고 극도로 불행함을 느낀 적도 많았다. 돈 때문에 남들은 겪기 힘든 일도 겪었고, 그건 단순히 빚 독촉이나 그런 일이 절대 아니다.

그러한 시기를 어렸을 때 지나와서 그런지 대체로 낙천적인 편이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 입학 때까지는 고고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지금도 과학에 흥미가 많다.

처음 랩 배틀과 홈레코딩으로 음악을 시작했는데 내 음악을 발표하기 위한 비트가 필요했다. 당시에는 좋은 비트를 만드는 프로듀서가 드물었고 내가 만들어도 잘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2011년경, 그때부터 비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음악적 영감은 어떤 곳에서 얻는지 말해달라.

영화와 패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큰 영감을 얻는다. 주로 SF 영화와 스릴러 영화를 본다. 최근에는 '그을린 사랑'이라는 영화를 인상 깊게 봤다.

유튜브, qnsolvqnsolv

또 비교적 최근에는, 작년 3월부터 약 3개월간 미국에서 생활한 게 큰 영감이 되었다. 그곳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작업하던 Dice SoHo라는 친구와 처음 실제로 만나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로 Sean Kingston의 집에 놀러 가게 되었는데 Sean Kingston과 Rich The Kid, Famous Dex 등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냈다. 여러 의미로 큰 영감이 되는 시간이었다.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아는 팬들이 거의 없다. 하루 24시간을 어떤 식으로 보내는지. (최근 일주일 기준)

하루가 24시간을 초과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2-3일을 밤새우고 8시간 정도 자는 식이다.

하는 일 또한 불규칙적인데 비트를 하루에 3개씩 수년간 찍어왔고 하루 한 개 정도는 여전히 만드는 편이다. 때문에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한 건 정말 당연한데 아침에 일찍 일어났을 경우에는 영화를 몰아 보기도하고 게임을 하기도 한다.

얌모와 일리네어 레코즈는 따로 놓고 얘기할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 일리네어 레코즈 멤버들과 어떻게 인연이 닿았고, 함께 어떤 작업을 했는지 알고 싶다.

일리네어 레코즈와의 첫 만남은 빈지노 형이었다.

내가 고등학생 때였는데 싸이월드 쪽지를 보내면서 연락했었다. 그 후 공연장에서 실제로 만나고 가끔씩 연락하는 사이였는데 2012-2013년 경 내가 비트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다시 연락을 하게 되었고 당시에 빈지노형이 비트를 맘에 들어 하면서 앨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빈지노 형과는 단 한곡도 함께 작업하지 못했는데 당시에 작업하던 비트들을 들어본 더 콰이엇 형과 도끼형에게서 연락이 와서 만남을 갖게 되었고 얼마 후 도끼형의 Ruthless 앨범으로 함께하게 되었다.

2개월 만에 5곡을 함께했는데 도끼형이 외국에 있던 1개월을 제외하면 한달만에 작업이 완료된 프로젝트였다.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더 콰이엇 형의 앨범과 일리네어 레코즈의 컴필레이션에도 참여하게 된 식이다.

얌모 측 제공

주로 내가 만들어놓은 많은 양의 비트를 묶어 보내는 식으로 작업하는데 가끔씩 곡에 관한 피드백이 없어 곡의 향방이 애매한 경우를 빼면 크게 신경 쓸 일은 없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완성된 곡을 수정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데 그런 요구도 크게 없는 편이고.

발매된 곡 중에는 도끼형의 'Outchea'와 더 콰이엇 형의 'Body 2 Body'가 기억에 남는다. 명곡이라고 생각한다. 크게 상업적인 성공을 얻지 못했지만 다시 조명되면 좋겠다.

유튜브, 1LLIONAIRE

다른 사람이 부르는 얌모 곡을 들은 사람이 많아서인지, 프로듀서로 얌모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자신은 어떤 스타일로 랩을 하는 아티스트인지? 장르로 구분한다면.

나는 힙합 음악을 주로 만드는 음악 프로듀서이고 랩을 위주로 하는 '레코딩 아티스트'이다.

특이한 점은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래퍼보다 랩을 더 잘 한다는 사실이다. 다만 나 스스로를 래퍼로 클레임 하고 싶은 생각은 많이 없어졌다.

가끔씩 사석에서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는 내 음악의 장르는 EDM이다. Electronic Dance Music의 약자는 아니고 Easy Dance Music의 약자다. 그냥 쉽게 들으면서 춤을 출 수 있는 음악이라는 뜻인데 음악의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시적인 느낌을 피하려고 하고, 정제된 느낌도 좋아하지 않는다. 스튜디오 녹음보다는 홈레코딩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새로운 싱글 ‘B.O.S.S.’가 나왔다. 이 곡은 어떤 곡인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BOSS → B.O.S.S.

쉽게 말하면 Boss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또 그 Struggle에 관하여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몇 번 듣다 보면 더 큰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하다. 참여진들과 나의 사상,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곡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가사와 메시지 이전에 에너지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 신나는 음악이다.

이번 싱글이 나오면서 우여곡절(?)이 있었다. 곡이 대박이 나려는 징조일까.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달라.

딘(왼쪽), 도끼 / 뉴스1

사실 드러나지 않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발표하려고 만들었지만 지코가 이 곡을 원해서 지코가 발표하기로 되어 있던 곡인데 일정이 미뤄지고 하면서 그냥 내가 해서 발표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이는 내가 프로듀서와 레코딩 아티스트의 경계에서 가끔씩 힘들어하는 이유다. 딘과의 일은 거기서 생긴 균열이 이어진 것 같았다. 딘과는 연락하는 방법에서 조금 문제가 있었지만 얼마 후 만나서 대화했다. 오해가 있었고, 서로의 말이 다른 사람을 통하면서 왜곡이 있었다.

딘은 쿨한 사람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더불어 이 곡이 발표되기까지 큰 도움을 줬기 때문에 고맙다는 말도 하고싶다. 그 당시를 회상하면 후회보다는 배우고 느낀 점이 많다. 일종의 학습 경험이다.

피처링이 화려하다. 어떤 분들이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건지.

이 곡을 처음 함께 작업한 딘, 보스라는 이야기에 누구보다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도끼형과 함께했다. 우여곡절에도 끝까지 작업을 마무리해준 딘과 흔쾌히 참여해준 도끼형에게 감사한다.

후반 작업에는 Boost Knob 스튜디오에서 박경선 엔지니어와 믹싱 작업을 했고, Rihanna, Jay-Z 등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마스터링한 Chris Gehringer 엔지니어와 마스터링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아주 맘에 드는 음악을 완성할 수 있었다.

모 측 제공

이번 곡을 시작으로 어떤 활동을 할 건지 얘기해달라.

더 많은 곡들을 작업 중이다. 또한 내가 고등학교때부터 정말 좋아하던 Pac Div의 Like라는 프로듀서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번엔 Like가 프로듀싱을 하고 내가 랩을 하는 식이다.

EP 앨범으로 나올 것 같은데 작업하다 보면 정규앨범이 될지도 모르겠다.

Like는 Kendrick Lamar의 'Sing About Me, I’m Dying of Thirst', Anderson .Paak의 'Room in Here'을 프로듀싱하여 2번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티드 된 멋진 친구다. 여름이 오기 전에 한 곡 정도 선공개를 생각 중인데, 좋은 음악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얌모는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은 지 알고 싶다.

우리는 핑계를 대면서 타협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변화에 유연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 아닌가 싶다. 아티스트가 스스로 진화하게 되면 타협을 할 일은 없다. 나는 시대를 앞서가고, 변화에 유연하지만 근본을 지키는 아티스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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