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뜯어내려고... 지적장애 실종자 찾고도 가족에 알리지 않은 흥신소

2017-03-27 19:30

add remove print link

Wikimedia (아산=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찾아달라고 의뢰받은 지적장애인을 데리

Wikimedia

(아산=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찾아달라고 의뢰받은 지적장애인을 데리고 다니며 돈을 가로챈 흥신소 사장과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27일 흥신소 사장 A(36)씨와 직원 2명 등 3명을 약취유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B(27·지적장애 2급)씨 가족은 지난 12일 B씨를 찾아줄 것을 A씨 흥신소에 의뢰했다.

B씨는 지난 8일 오후 다니던 회사를 나가고서 귀가하지 않은 상태였다.

A씨 일당은 의뢰 닷새 뒤인 지난 17일 목포터미널 인근에서 B씨를 발견했다.

어머니가 B씨가 목포에서 돈을 인출한 것을 확인, 흥신소에 연락했고 A씨 일당이 목포 일대를 뒤져 B씨를 찾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위조한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며 경찰 행세를 해 목포터미널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할 수 있었다.

A씨 등은 B씨를 찾았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대신 B씨를 1주일 동안 데리고 다니며 돈을 빼앗았다.

B씨가 집에 가기 싫다고 하자 "집에 가지 않으려면 돈을 줘야 한다"며 361만원을 가로챘다. 또 대부업체에서 800만원을 대출받도록 했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B씨 가족은 실종 나흘 뒤인 지난 17일에서야 경찰에 신고했다.

한 은행 직원이 "B씨가 적금을 해지하려는데 이상한 남자와 함께 있다"고 가족에게 연락한 게 계기가 됐다.

경찰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도 A씨 일당은 가족에게 "B씨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거짓말했다.

경찰은 B씨가 돈을 인출한 서울, 부산, 목포, 광주 등 CCTV 영상을 분석해 지난 24일 A씨 등을 검거했다.

A씨 일당은 경찰 수사를 대비해 "집에 가기 싫다"는 B씨 음성을 녹음해 두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집에 가기 싫다고 해서 보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실종된 지적장애인을 발견하고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 자체로 법을 위반한 데다 강제로 돈까지 뜯은 점이 인정돼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흥신소를 운영하는 곳이 많으므로 실종자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ome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