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잘한 기자도 어려워' 역대 고난도 수능 국어 지문 13선

2017-03-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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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매 해 수능 날 저녁,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의문스러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매 해 수능 날 저녁,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의문스러운 단어들이 올라온다.

2010년 11월 18일 수능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기 게시판과 SNS에 "그레고리우스! 채권! 두더지!" 같은 단어들이 등장했다. 2014년 11월 13일 수능일,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 "신채호! 아! 비아! 슈퍼문!"을 외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언급된 단어들은 당일 시험 국어(언어) 문제로 출제된 고난도 지문 소재들이다.

수능은 당사자 외에도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시험이다. 수능은 매 해 학생들의 정규 교육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수능 과목 중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영역은 국어(언어)다. 수험생에게 국어 문제가 갖는 의미는 크다. 국어 영역은 1교시에 시행돼 수험생이 맨 처음 만나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국어 영역은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이는 국어 영역이 분야나 계열에 따라 수험자 수가 갈리는 수학이나 탐구 영역과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또 국어 영역은 지문마다 명확한 소재를 갖춘 경우가 많아 수험생 기억에 오래 남는다.

역대 수능 시험에서 고난도라 불린 국어 지문을 모아봤다.

1.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보험'

이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 지문은 보험에 담긴 경제학적 원리와 상법상 고지 의무를 다뤘다. 2600자에 달하는 이 지문은 2017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에서 가장 길이가 길어 눈길을 끌었다.

2. 2017학년도 9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 '사단 법인'

사단 법인에 대한 지문이다. 평가원 측은 이 지문을 통해 사단법인이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특징을 갖는지 설명했다.

3. 2017학년도 6월 모의고사 국어 영역 '협화 음정'

평가원은 주기적으로 수능, 모의고사 국어 지문에 음악 이론 소재를 넣는다. 전문가가 아닌 한 화음, 음정, 진동수 같은 개념을 어렵게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지문에는 바이올린을 연주했을 때 발생하는 기본음 진동수를 토대로 푸는 문제가 포함돼 있었다. 적지 않은 수험생이 이 문제에서 시간을 끌었다.

4.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B형 '중력, 부력, 항력'

이 지문은 중력, 부력 그리고 항력을 다뤘다. 많은 수험생은 이 지문에 해당하는 문제가 2개뿐이었는데도 여기서 시간을 끌었다. 크기와 모양은 같지만, 밀도가 서로 다른 구 모양 물체 A와 B에 적용되는 변화를 묻는 문제가 특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5.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B형 '신채호, 아, 비아'

'아와 비아'는 아직도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되는 고난도 지문이다.

이 지문은 한국사 시간에 배우던 독립운동가이자 사학자인 단재 신채호(1880~1936) 저서 '조선 상고사'를 소재로 한다. 단재 신채호는 역사를 아와 비아의 투쟁으로 정의했다. 많은 수험생은 이 지문에서 시간을 끌었다.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

6.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B형 '슈퍼문'

이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달인 '슈퍼문'을 소재로 한 지문이다. 이 문제는 실제 사회 상황을 바탕으로 출제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5학년도 수능 문제가 출제된 2014년 당시 슈퍼문 현상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였다.

pixabay

7.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A형/B형 '칸트와 취미 판단'

이하 대학수학능력시험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1724~1804)와 그가 제시한 취미 판단 이론을 주제로 한 지문이다. 이 지문은 수험생 성향에 따라 난이도 평가가 엇갈렸다. 평소 철학이나 미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이 지문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8.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B형 '전향력'

전향력을 소재로 한 지문이다. 전향력이란 지구 상에서 운동하는 물체의 운동 방향이 편향될 때, 이 현상의 원인이 되는 가상적인 힘을 의미한다. 이는 지구 자전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다.

기자는 위키트리 입사 전 국어 과외를 했다. 많은 학생이 이 지문을 이해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기자는 학생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집에서 지구본을 가져오기도 했다.

9.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 영역 '반데르발스 상태 방정식'

기체 상태 방정식과 반데르발스 상태 방정식에 관한 지문이다. 압력(P), 온도(T), 부피(V) 등 각종 상수가 동시에 제시돼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2013학년도 수능은 대한민국 학생들이 본 마지막 '언어' 시험이기도 하다. 다음 연도부터 과목명이 '국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10.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 영역 '그레고리우스'

지금까지 기사를 읽으며 "그레고리력 언제 나오나" 혼잣말을 한 독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력을 다룬 이 지문은 역사상 손꼽히는 '어려운 지문'이다.

11.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 영역 '채권'

'정답 논란'이 있었던 지문이다. 당시 많은 경제학자 및 수험생은 46번 문제가 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12.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 영역 '두더지'

2011학년도 수능은 역사상 유명한 '불수능(어려운 수능)'으로 불린다. 2011학년도 언어 영역 지문으로 나온 '그레고리우스, 채권, 두더지'는 당해 수능을 어렵게 만든 대표적인 지문이다.

13.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 영역 '공룡 발자국'

자세히 읽어보면 몹시 어려운 지문은 아니다. 하지만 2008년 수능날 당시 많은 학생이 공룡 발자국 지문에서 시간을 끌었다. 당시로써는 생경한 형태 지문이었기 때문이다.

2009학년도 수능 역시 2008학년도 수능에 버금가는 '불수능'으로 불린다.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