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S8 공개 (무엇이 새로워졌을까)

2017-03-3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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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8 미드나이트 블랙 / 삼성전자 (뉴욕·서울=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한지훈 기자

갤럭시S8 미드나이트 블랙 / 삼성전자

(뉴욕·서울=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한지훈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를 공개했다. 전에 없던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도입해 스마트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는 자부심이 넘친다.

삼성전자는 29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에서 갤럭시S8 공개행사를 열었다. 영국 런던의 히어 이스트에서도 동시에 행사를 열고, 인터넷을 통해 실황을 생중계했다.

갤럭시S8은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한 18.5대 9 비율의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로 유려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인공지능(AI) 가상비서 '빅스비'(Bixby)를 탑재했고, 지문·홍채·얼굴인식 센서를 장착했다. 모두 기존 스마트폰에는 없던 특징이다.

갤럭시S8플러스는 갤럭시S8보다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이 크지만 성능은 동일한 파생 모델로, 삼성전자는 다음 달 21일부터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두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출고가는 미정이다. 애초 갤럭시S8이 약 100만원, 갤럭시S8플러스가 약 110만원으로 예상됐으나 삼성전자는 두 모델 모두 100만원이 넘지 않도록 가격을 책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배터리 발화에 따른 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 사태로 소비자 신뢰를 크게 잃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출시를 계기로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로서의 실적과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전면의 80%를 웃도는 18.5대 9 비율의 '무한대' 화면

스마트폰 디자인의 9할은 전면 디자인이고, 전면 디자인의 9할은 화면 크기와 모양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전면 디스플레이를 전작보다 대폭 키워 매끈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갤럭시S8은 5.8인치, 갤럭시S8플러스는 6.2인치의 QHD+(2960×1440) 슈퍼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각각 장착했다. 갤럭시S7(5.1인치)은 물론 갤럭시노트7(5.7인치)보다도 화면이 크다.

화면을 키우면서 본체 크기를 유지하기 위해 갤럭시S8은 베젤을 거의 없앤 베젤리스'(Bezelless)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본체 전면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이 83%로 높아졌다.

모든 모델의 베젤이 검은색이어서 화면을 꺼놓으면 마치 전면이 전부 디스플레이인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

갤럭시S8은 베젤을 거의 없애면서 전면 하단에 있던 물리 홈버튼도 제거했다. 상단의 '삼성' 브랜드 로고도 지웠다. 홈버튼에 있던 지문인식 센서는 후면 카메라 오른쪽으로 옮겼다.

화면을 키웠지만, 손으로 잡는 느낌은 오히려 더 편안해졌다.

화면비를 16대 9에서 18.5대 9로 바꾸면서 갤럭시S7보다 길이가 6㎜가량 늘고 폭이 1㎜가량 줄었다. 두께는 전작과 거의 비슷하다.

18.5대 9 비율의 화면으로는 기존 16대 9 비율의 콘텐츠부터 21대 9 비율의 영화까지 감상할 수 있다.

애초 삼성전자는 화면이 반듯한 '플랫' 모델과 휘어진 '엣지' 모델을 따로 출시했으나 이번에는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 모두에 고유의 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갤럭시S8 시리즈의 화면에는 '인피니티(Infinity·무한대) 디스플레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붙였다. LG전자가 G6 화면을 '풀비전'(Full Vision)이라 부르는 것과 비슷한 마케팅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미드나이트 블랙, 오키드 그레이, 아크틱 실버, 코랄 블루, 메이플 골드 등 5가지 색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 전용 버튼 눌러 부르는 똑똑한 가상비서 '빅스비'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차기작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에 혁신 기술을 쏟아부었다. AI 가상비서 빅스비는 신제품을 차별화하는 대표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앞서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부사장)이 지난 20일 자사 뉴스룸 기고문에서 밝힌 것처럼 갤럭시S8은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빅스비를 탑재하고 있다.

갤럭시S3의 'S보이스'를 진화시킨 빅스비는 애플 아이폰의 '시리'(Siri)나 아마존 에코의 '알렉사'(Alexa)를 떠오르게 하지만, 그보다 똑똑하고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주장이다.

빅스비는 음성 명령뿐 아니라 화면 터치, 카메라 촬영 등 다양한 입력 방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당 정보의 맥락까지 이해해 이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심층학습(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이용자와 기기 간의 소통 방식을 스스로 습득하고, 이용 경험이 쌓일수록 이용자 개인에게 최적화한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갤럭시S8의 왼쪽 모서리에는 빅스비 전용 버튼이 달려 있다. 버튼을 누르면 쉽고 빠르게 빅스비를 호출해 각종 명령을 입력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갤럭시S8 화면에 지도를 띄워놓고, 빅스비 버튼을 눌러 "아무개에게 지도를 보내"라고 음성 명령해 실행되는 실사례가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전화, 문자메시지, 설정 등 갤럭시S8에 기본으로 내장된 애플리케이션과 빅스비를 우선 연동했다. 빅스비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식은 아직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타사 앱을 최대한 끌어들여 '빅스비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외부에 공개할 방침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가 구글과 AI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의식한 듯 "삼성과 구글은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 얼굴로 잠금 해제·눈빛으로 금융 거래…첨단기술 집약

갤럭시S8에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첨단 스마트폰 기술이 빠짐없이 집약돼 있다. 생체인식, 보안, 카메라와 오디오, 반도체, 통신, 화질 등의 기술이 전위적이라고 할 만큼 앞서 있어 경쟁사 제품을 압도한다.

갤럭시S8은 지문·홍채·얼굴인식 센서를 장착했다. 세 가지 생체인식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은 갤럭시S8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에서 시도했던 홍채인식으로는 각종 웹사이트를 로그인하거나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강력한 보안성의 '삼성패스'다. 다만, 얼굴인식으로는 일단 화면 잠금을 해제하는 정도다.

카메라 성능도 전작보다 개선됐다.

전면 800만 화소, 후면 1천200만 화소로 화소 수는 비교적 떨어지나, 전면 카메라에는 자동 초점 기능(AF)이 후면 카메라에는 듀얼 이미지 픽셀과 광학 이미지 안정화 기술(OIS)이 들어가 있다. 조리갯값은 전작과 같은 F 1.7이다.

카메라 구동 시 화면을 좌우로 밀면 필터를 갈아 끼울 수 있고, 상하로 밀면 전·후면 카메라를 전환할 수 있어 편리하다. 줌을 밀고 당기는 것도 한 손으로 가능하다.

업계 일부가 관측한 것처럼 1초에 1천 장씩 촬영할 수 있는 방송 장비 수준의 고속 촬영 기능은 포함되지 않았다.

갤럭시S8은 10나노(nm) 핀펫 공정으로 양산되는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퀄컴 스냅드래곤 835와 엑시노스 8895를 탑재했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10%, 그래픽 성능이 20% 이상 향상됐다.

이밖에 기가(Gbps)급 LTE와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UHD얼라이언스의 '모바일 HDR 프리미엄' 인증을 모바일 기기 최초로 획득할 만큼 초고화질과 명암비의 HDR 영상을 구현한다.

또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가 만든 99달러(약 11만원) 상당의 고성능 이어폰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다만 배터리 용량은 전작 갤럭시노트7에 적용했던 3천500mAh(밀리암페어시)에 못 미치는 3천mAh로 후퇴했다.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고를 의식한 안전성 강화 차원이라 할 수 있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S8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소통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모바일 라이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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