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깨우는 재미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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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위키트리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이 재미있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달 한예종 연극원 각 층 엘리베이터와 복도에 안내문이 붙었다. 안내문에는 '교수가 학생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괜찮을 것 같죠? 아닙니다'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다. 

작성자는 교수와 학생, 선배와 후배 간 조심할 사항을 정리했다. 

 

1. 초면에 반말하지 않기

2. 심부름 시키지 않기

3. 위아래로 훑어보지 않기

4. 옷차림 지적하지 않기

5. 성별/외모에 대해 평가하지 않기

6. 억지로 노래나 춤 시키지 않기

7. 술 강제로 권하지 않기

8. 신체 접촉 시도하지 않기

9. 사생활 함부로 묻지 않기

10. 은근슬쩍 노동 착취하지 않기

11. 교수 권력/선배 권력으로 위계질서 만들지 않기




작성자는 "여자인 줄 알았는데 남자였네!", "너 걔랑 자봤니?", "우리 사이에 야박하게 무슨 계약서니?" 같은 문장을 쓴 다음 취소선을 그었다. 이런 문장이 상대에게 무례하게 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7일 한예종 연극원 13학번 학생 박 모 씨는 "이 안내문이 붙고 서로 말을 조심하는 분위기가 됐다"라며 "학교가 한결 편안해졌다"라고 밝혔다. 한예종 연극원 15학번 학생 전 모 씨는 "예전에 선배 권력을 이용해 내게 자기 작업을 강제로 시키는 사람들이 있었다"라며 "이제 아무도 내게 그런 부탁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위키트리는 안내문 작성자를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작성자는 '학내 위계질서 및 폭력에 저항하는 한예종 연극원 학생 모임' 멤버들이었다.

관계자 김 모 씨와 대화를 나눠봤다. 

 

기자 : 어떤 계기로 이런 안내문을 만들었나요?


김 모 씨(이하 김) : 지난해 학교에서 군기, 위계질서 관련 사건이 여러 번 터졌습니다. 당시 학생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습니다.  


기자 : 학교 학생들이 한 발언을 토대로 작성한 게시글인가요?


김 : 맞습니다. 교수진 간담회에서 나온 발언도 있고, 모임 구성원들이 실제로 들은 발언도 있습니다. '한예종 혐오 아카이빙' 계정에 실린 발언도 있습니다. 


기자 : '한예종 혐오 아카이빙' 계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 한예종 학생들끼리 만든 익명 트위터 계정입니다. 교수나 선배 권력 때문에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람들이 자기 경험을 토로하며 글을 쓰는 창구입니다. 여성혐오, 선후배 권력관계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기자 : 게시물이 나가고 학내 반응은 어땠나요? 


김 : 학기 초를 맞아 시의적절하게 잘 쓴 글이라는 평이 있었습니다. 다만 일부 학생은 종이에 써진 발언들을 우스꽝스럽게 따라 읽으며 놀기도 했습니다. 


기자 :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김 : 앞으로도 이런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낼 생각입니다. 많은 학생과 연대하겠습니다.



한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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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한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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