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초 기싸움이 폭력으로…매년 4월 학교폭력 '폭증'

2017-04-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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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 스틸컷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4월의 교실은 마치 정글과 같습

영화 '바람' 스틸컷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4월의 교실은 마치 정글과 같습니다."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담당하는 경찰관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한달여 지난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학교폭력 신고 건수가 폭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학교폭력 신고센터(117)에 접수된 신고 추이를 보면, 해당 기간 신고건수가 폭증하는 것이 눈에 띈다.

1만1천489건의 117 신고가 접수된 지난해의 경우 1월 312건, 2월 380건이던 신고 건수는 3월 823건으로 늘더니 4월 1천308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신고건수는 차츰 줄어들다가 2학기가 시작되는 9월 933건, 10월 1천318건으로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뒤 차츰 준다.

이런 추이는 2015년도 마찬가지.

1월 473건, 2월 634건이던 신고건수는 3월 1천222건으로 2배가량 늘더니 4월 1천806건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차츰 줄다가 같은해 10월 1천29건으로 또 한 번 증가한 신고건수는 가을 이후 차츰 줄어든다.

올해 들어 신고전화는 1월 416건, 2월 486건이다가 3월 1천218건으로 폭증한 상태다.

이번 달 신고건수는 추이를 감안할 때 최고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매 학기 초면 학생들끼리 일종의 기 싸움을 하면서 덩달아 학교폭력 신고도 폭증하는 것 같다"라며 "학기 초 교실 안은 마치 정글과 같다"라고 전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새 학기 초기엔 학생들이 구성원들과 친구 만들기를 하기 위해 '잘보이기 작전'을 암암리에 쓰게 된다"라며 "하지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본래 성격이 나타나면서 그것이 갈등으로 이어져 폭력으로 번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서로 친구만들기를 통해 그룹을 형성하고 나면, 그룹 내부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누군가를 '왕따'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라며 "그러다 보니 학기 초에서 한 달 가량 지난 시점에는관계 내부의 '조정' 작용이 일어나면서 그것이 학교폭력으로 표출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성인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 이러한 본성을 감추기 마련이나, 어린 학생들일수록 관계조정 속에서 나타나는 갈등을 겉으로 표출하게 된다"라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한 교내 범죄예방교육을 하고 학교폭력 발생 시 117 신고전화를 이용할 것을 홍보하는 등 학교폭력을 예방에 분주하다.

한편 최근 4년 평균 학교폭력 신고전화 건수는 초등학생이 66.7%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중학생 21.2%, 고등학생 10.9%, 기타 1.2% 등이다.

경찰이 매년 상·하반기 117 신고전화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2014년 78.3점, 80.8점에서 2015년 86.7점, 90점, 지난해 83.3점, 91.3점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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