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해외 뉴스, 진짜일까?" 전세계 속인 페이크 뉴스 8개

2017-05-02 17:50

add remove print link

Donald J. Trump refuses to take a question from CN

Donald J. Trump refuses to take a question from CNN's Senior White House Correspondent Jim Acosta

CNN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1월 11일 수요일

페이스북, CNN

"질문 안 받아요. 당신네들은 페이크 뉴스(Fake News)야"

지난 1월, 기자회견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NN 방송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미국 주류 언론 CNN 기자 질문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더니, 급기야 CNN을 '끔찍한 가짜 언론'이라고 불렀다.

당시 CNN은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에 대한 낯뜨거운 사적 정보를 갖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라며 분개했다. 현재까지도 해당 의혹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페이크 뉴스는 무엇일까? 가짜 매체가 거짓 이야기나 허위 정보를 기사로 둔갑시켜 무작위로 퍼트린 뉴스를 말한다. 정식 매체가 보도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하는 '오보'와는 구별된다.

국내 페이크 뉴스 경우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작성된 기사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해외 페이크 뉴스 범위와 사례가 훨씬 다양하다. 정치적, 경제적 이익은 물론, 개인 만족이나 재미, 화제성 위한 가짜뉴스도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내가 읽은 해외 뉴스, 과연 진실일까?"

페이크 뉴스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로 가장 빨리, 널리 퍼진다. SNS 이용자라면 본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읽은 기사가 과연 진짜일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2016년~2017년) 보도된 국제 뉴스 중, 페이크 뉴스로 밝혀진 기사 8개를 소개한다.

1. 불임 클리닉 찾은 부부...알고보니 쌍둥이?
미시시피헤럴드

가장 최근 발생한 페이크 뉴스 사례다. '미시시피 헤럴드'는 충격적인 부부 사연을 지난달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시시피 주도 잭슨에서 한 부부가 불임 클리닉을 찾았다. 두 사람 DNA를 검사하던 의사는 충격적인 결과물을 얻는다. 두 사람이 태어나자마자 다른 가정에 입양된 쌍둥이라는 것이다.

해당 기사는 미국 매체 엘리트데일리를 비롯해 영국 데일리메일, 래드 바이블 등에 소개됐다. 일부 국내 언론도 보도했다. 당시 매체들은 '미시시피 헤럴드'를 미국 미시시피 주 지역지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미국 버즈피드에 따르면 '미시시피 헤럴드'는 페이크 뉴스 사이트다. 미국 버즈피드에 따르면 도메인 자체가 지난해 11월에 생겼으며, 해당 내용은 근거 없는 완전히 거짓으로 밝혀졌다. 현재 대부분 매체는 기사를 삭제했거나 "페이크 뉴스로 밝혀졌다"라며 기사를 정정했다.

2. 프란치스코 교황, 트럼프 지지 선언?

바티칸 = 로이터 뉴스1

지난 2016년 대표적인 정치 페이크 뉴스로 꼽히는 기사다. 지난해 10월, '엔딩 더 페드'라는 매체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지지를 선언했다"라고 보도했다.

'엔딩 더 페드'는 페이크 뉴스 사이트로 밝혀졌지만, 기사는 페이스북에 널리 퍼져 이용자 약 96만 명이 반응을 보였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기사가 널리 퍼지자 프란체스코 교황은 지난해 10월 2일 "나는 미국 대선에 대해 어떠한 견해도 밝히지 않았다"라고 직접 해명했다.

'엔딩 더 페드' 사이트는 삭제됐지만 페이스북 페이지는 아직 운영 중이다. 페이지는 '워싱턴 피드'라는 매체 기사를 공유하고 있다. 위싱턴 피드 또한 페이크 뉴스 사이트로 추정된다.

3. 가족 보는 앞에서 '첫경험'한 싱가포르 청년?

이스트아시아트리뷴

지난해 3월, '이스트아시아트리뷴'이라는 매체는 "싱가포르 청년이 결혼 후 첫 성관계를 맺자, 온 가족이 함께 이 모습을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사진을 청년 가족이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기사는 5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페이스북 좋아요, 공유, 댓글 수도 5만이 넘었다.

하지만 기사 사진 왼쪽을 보면 한 남성 몸이 뜬금없이 합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자세히 보면 바닥에 카메라 선도 보인다.

기사 사진은 2012년도 개봉한 홍콩 에로 영화 '옥보단2012 : 천하애정비법(Due West: Our Sex Journey)' 촬영 당시 모습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영화 정사 장면에 같은 커텐과 쿠션이 등장한다.

현재 이 기사를 비롯해 '이스트아시아트리뷴' 사이트 내 기사는 모두 삭제된 상태다.

4. 힐러리 클린턴, 아동 성매매 조직 운영했다?

뉴욕 = 로이터 뉴스1

실제 총기 사고로 이어진 페이크 뉴스 사례다. '피자게이트(Pizzagate)'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12월 4일,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피자 가게 '카밋 핑퐁(Comet Ping Pong)'에 한 남성이 들어와 총을 쏘기 시작했다. 이 남성은 에드거 매디슨 웰치(Edgar Maddison Welch)로 밝혀졌다.

체포된 웰치는 경찰에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그는 "피자게이트를 직접 조사하고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총기를 들고 난입했다"라고 말했다.

'피자게이트'는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캠프 선거본부장 존 포데스타가 '피자 가게' 지하실에서 수시로 소아성애 행위를 즐긴다는 악성루머가 확산된 사건을 뜻한다. 이 루머는 트위터 익명 계정, 또는 레딧, 포첸(4chan) 등 커뮤니티에 퍼졌다. 커뮤니티 글은 대부분 "내가 아는 정부 관계자가~", "내가 하는 FBI 관계자가~" 등 '카더라' 식이었다.

트루펀딧 등 가짜 매체도 "클린턴 아동성애 루머가 사실로 밝혀졌다"라는 기사를 만들어 SNS에 퍼뜨렸다. '피자게이트'는 가짜 뉴스가 실제 범죄를 야기한 사례로, 페이크 뉴스 위험성을 알려 준다.

5. 내 남편, 알고보니 잃어버렸던 친할아버지?

플로리다선포스트

지난해 9월 30일 충격적인 해외 소식이 전해졌다. '플로리다선포스트'는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 사는 24세 여성이 68세 친할아버지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혼인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매체에 따르면, 부부는 가족 앨범을 보다가 이 사실을 알게됐다. 첫째 부인이 슬하 자식들을 데리고 남편을 떠나서 두 사람은 소식을 모른 채 살았다. 두 사람 아들이 바로 현재 부인 아버지였다는 것이다.

비록 실명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확한 지명과 자세한 부부 심경이 담긴 이 기사는 미국 뉴욕포스트, 영국 매체 더선 등 여러 매체에 보도됐다.

하지만 미국 매체 매셔블은 플로리다선포스트 도메인이 불과 보도 3일전 만들어진 페이크 뉴스 사이트라는 사실을 밝혔다. 한 플로리다 주 트위터 이용자는 "팩트 체크도 하지 않은 2016년 저널리즘 현실"이라며 이 사연을 보도한 더선, 뉴욕포스트 등을 비난했다.

6. 복권 당첨된 여성, 상사 책상에 배변 봤다가 붙잡혀?

더밸리리포트

미국 버즈피드에 따르면 이 기사는 2016년 페이스북에서 가장 널리 퍼진 범죄 페이크 뉴스다.

더밸리리포트는 복권에 당첨된 41세 뉴욕 여성이 상사 책상에 배변을 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물론 거짓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무려 176만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이 기사에 '좋아요', 댓글, 공유 등을 했다.

더밸리리포트 운영자 데이브 위즐(Dave Weasel)은 "내 기사는 페이크 뉴스가 아니라 풍자 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으로 만든 풍자 뉴스로 큰 돈을 벌자 계속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위즐은 "기사를 쓴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기사를 읽고 믿은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운영했지만, 페이스북 본사에서 이를 '페이크 뉴스'로 분류해 지난해 12월 차단당했다.

7.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충성의 맹세' 금지에 대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워싱턴 = 로이터 뉴스1

지난 10월, 미국 주류 언론 ABC뉴스 도메인 주소를 교묘하게 따라한 abcnews.com.co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충성의 맹세(The Pledge Of Allegiance)' 낭독을 금지한다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공립 학교에선 매일 수업 시작에 앞서 학생들이 '충성의 맹세'를 한다. '충성의 맹세'에는 '하느님 아래(under God)'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여러 번 논란이 됐다. 기사는 거짓이었지만, 페이스북에서 무려 217만이 넘는 이용자 반응이 나왔다.

미국 IT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일리노이 대학교 정보 대학 니콜 크루크(Nicole A. Crooke) 교수는 "abcnews.com.co 같은 유력 매체 도메인 주소를 따라한 가짜 매체가 가장 흔하면서도 위험한 페이크 뉴스 사례"라고 전했다.

8. 트럼프 반대 시위자 "3500달러 받고 나왔다"?

클리블랜드 = 로이터 뉴스1

abcnews.com.co는 지난해 10월 또 다른 페이크 뉴스로 SNS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트럼프 반대 시위자가 "민주당원에게 3500달러를 받고 시위에 참가했다"라고 증언했다는 기사다.

기사에는 38세 남성 폴 호너(Paul Horner)가 등장한다. 그는 "3500달러를 댓가로 받고 트럼프 유세 현장에서 반대 시위를 했다"라며 "민주당이 올린 인터넷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기사 속 폴 호너는 페이크 뉴스 사이트 abcnews.com.co 운영자 본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했다.

폴 호너는 "내 가짜 뉴스로 트럼프 지지자들을 놀리고 싶었는데, 오히려 돕는 꼴이 됐다"라며 "트럼프가 내 가짜 뉴스 덕에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체에 "페이크 뉴스로 한 달 동안 1만 달러(약 1130만 원)을 번다고 밝히기도 했다.

home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