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결과보다 더 주목받은 스포츠 세리머니 11선

2017-04-2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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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기쁨을 표현하는 세리머니는 스포츠 경기를 더욱 재밌게 만들어준다. 때론 경기 결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는 세리머니는 스포츠 경기를 더욱 재밌게 만들어준다. 때론 경기 결과보다 더 주목받으며 논란 또는 화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축구, 야구 등 대부분 스포츠 종목에서는 모욕적인 몸짓이나 말, 정치·종교·상업적 의미가 담긴 세리머니를 금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시에는 논란이 됐지만 추후 그 의미를 재평가 받는 세리머니도 있다. 경기 결과보다 더 주목받은 스포츠 선수 세리머니를 모아봤다.

1. 토미 스미스, 존 카를로스 - 검은 장갑 세리머니 (1968)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남자 육상 200m 금메달리스트 토미 스미스와 동메달리스트 존 카를로스는 시상대 위에서 검은 장갑을 낀 손을 높이 쳐들었다. 당시 미국 사회에 만연했던 흑인 차별에 저항하는 의미를 담은 세리머니였다. 세리머니 직후 두 선수는 자격 정지와 함께 선수촌에서도 쫓겨나는 징계를 받았다. 현재는 인종 차별에 항거한 용감한 세리머니로 기억되고 있다.

유튜브, zatopek5000

2. 페데리코 마케다 - 노란 원숭이 세리머니 (2009)

2009년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서울 경기에서 페데리코 마케다(맨유·당시 18) 선수는 1-2로 뒤지던 후반 13분에 동점골을 넣었다. 마케다는 관중석을 향해 양쪽 귀를 잡고 혓바닥을 내미는 골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 세리머니는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비하할 때 쓰는 '노란 원숭이(Yellow Monkey)' 동작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맨유 측은 "경기장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시도였다"고 해명하며 "팬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제공한 것에 사과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유튜브, 한충희

3. 기성용 - 원숭이 세리머니 (2011)

2011년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맞붙은 기성용 선수는 선제골을 넣은 직후 카메라 앞에서 원숭이 흉내를 내는 세리머니로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세리머니는 일본인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비판받았다. 기성용 선수는 경기를 마친 뒤 트위터에 "관중석에 있는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는 글을 남겨 간접적으로 세리머니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유튜브, playend2님의 채널

4. 박종우 - 독도 세리머니 (2012)

박종우 선수는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2-0으로 일본에 승리한 뒤 '독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경기 직후 관중에게 받은 '독도는 우리 땅' 플래카드를 들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닌 박종우 선수는 '정치적 행위'를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 징계 위원회에 넘겨졌다. 메달 박탈 위기에까지 놓였던 박종우 선수는 출전정지와 벌금 처분을 받고 6개월 만에 동메달을 되찾아 국민들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유튜브, SportsNews Korea

5. 시무니치 - 나치 세리머니 (2013)

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 요시프 시무니치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2차전 승리 이후 친나치 세리머니를 벌여 논란을 일으켰다. 축하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시무니치가 관중들을 향해 "조국을 위해"라고 소리치자 관중들은 "준비"라고 외치며 화답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에 협력한 크로아티아 친나치 세력들이 사용했던 구호를 사용한 시무니치는 결국 3500만 원에 달하는 벌금과 10경기 출전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유튜브, Željko Vidinović

6. 임찬규 - 물벼락 세리머니 (2013)

프로야구 LG 임찬규 선수는 과도한 물벼락 세리머니로 논란을 일으켰다. 경기 후 임찬규 선수는 인터뷰 중인 LG 정의윤 선수와 KBSN 정인영 아나운서에게 물을 뿌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후 KBSN 제작팀장이 "LG선수 인터뷰를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강력하게 대응했고 임찬규 선수와 LG 구단, 프로야구선수협회 측이 모두 사과에 나섰다.

유튜브, JTBC News

7. 장하나 - 비욘세 세리머니 (2016)

장하나 선수는 LPGA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우승 후 선보인 비욘세 댄스 세리머니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대회를 앞두고 싱가포르 공항에서 전인지 선수가 장하나 선수 아버지가 놓친 가방에 부딪혀 부상을 당하며 출전을 포기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장하나 선수는 우승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댄스 세리머니는 대회 전 현지 언론과의 약속 때문에 한 것"이라며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거나 공격하려는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튜브, LPGA

8. 석현준 - 기도 세리머니 (2016)

2016 리우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로 나선 석현준 선수는 기도 세리머니로 논란에 휩싸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석현준 선수는 피지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6번째 골을 넣은 뒤 두 손을 하늘로 들어 올리며 기도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후 불교계 단체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올림픽에서 개인의 종교를 드러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성명서를 내며 논란이 불거졌다.

뉴스1

9. 페이사 릴레사 - X 세리머니 (2016)

2016 리우 올림픽 마라톤에 참가한 페이사 릴레사 선수는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팔로 'X'자를 그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경기 직후 릴레사는 "에티오피아 정부는 우리 국민들을 탄압하고 있다. 나는 내 고향 오로미아 사람들의 평화적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고 세리머니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후 그는 에티오피아로 돌아가지 못한 채 미국 애리조나 주에 정착했다.

유튜브, Ethiopia Wetatoch Dimts

10. 김희진 - 최순실 세리머니 (2017)

김희진 선수는 NH농협 2016-17 올스타전에서 국정 농단 파문으로 재판 중인 최순실 씨를 흉내 내 논란에 휩싸였다. 김희진 선수는 득점 세리머니로 한 손에 태블릿 PC를 들고 선글라스를 머리에 올린 모습으로 코트를 도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논란이 일자 김희진 선수는 SNS에 "주최측에서 몇몇 패러디를 지목해줘서 선수들이 한 것. 웃자고 한 일로 죽일 듯 몰아넣지 말아달라"는 심경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한국배구연맹은 "김희진 선수와 구단에 의도치 않은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유튜브, Star72 Kim

11. 박대성 - 나쁜손 세리머니 (2017)

박대성 선수는 로드 FC 대회 라이트급에 출전해 우승 세리머니로 로드걸 최설화 씨를 감싸 안았다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갑작스러운 박 선수의 포옹에 최설화 씨가 휘청거리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성추행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박대성 선수는 "당시 행동은 부적절했고 후회하고 있다. 하지만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유튜브, 박치졸
home 윤희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