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슨호 출동 겨냥' 북한, 탄도미사일 1발 발사

2017-04-29 09:00

add remove print link

북한이 지난 6일 시행한 4발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사진을 7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

북한이 지난 6일 시행한 4발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사진을 7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설치된 4발의 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되는 모습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29일 오전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공중에서 폭발해 실패했다.

북한은 현재 한반도 쪽으로 이동 중인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 등 미국의 대북 군사 압박에 대응해 저강도 무력시위성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미국 뉴욕에서 북한 핵문제 해법 모색을 주제로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회의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전 5시30분께 평남 북창 일대에서 북동방향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발사 직후 수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패한 미사일은 중장거리미사일(IRBM)인 북극성 계열 또는 스커드-ER 등 북한이 최근 새로 개량해 나가는 미사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이동식발사대에 탑재해 신속한 발사를 위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데 기술적 결함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5일과 16일에는 함남 신포 일대에서 각각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첫 번째는 60여㎞를 비정상적으로 비행한 후 동해상에 추락했으며 두 번째는 발사 후 4~5초 만에 폭발했다. 이날까지 한 달 만에 연속 세 번이나 실패한 것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스커드 계열의 중거리 대함 탄도미사일인 KN-17일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측은 앞서 지난 16일 북한이 발사했다가 실패한 미사일도 KN-17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이번까지 탄도미사일만 50발째 발사할 정도로 미사일과 핵무기 능력 고도화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다.

합참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기종과 비행 거리 등을 분석 중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을 맞아 지난 25일 사상 최대 규모의 화력훈련을 한 이후 나흘만이다.

북한은 이번 화력훈련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경고이며, 핵과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이동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8일(현지시간) 북한 핵 문제를 근원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장관급회의를 개최한 것과 맞물려 이뤄졌다.

칼빈슨호는 이달 말께 우리 해군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유엔 안보리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새로운 대북 기조를 입안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직접 회의를 주재했다.

안보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따라 거듭된 일련의 대북제재에도 아랑곳없이 도발을 거듭하는 북한에 대해 고강도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의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압박에 대응해 탄도미사일을 북한 쪽 내륙으로 발사하며 저강도 도발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home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