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3일 만의 승리' 류현진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2017-05-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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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그래도 (다시 승리하는 데) 이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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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그래도 (다시 승리하는 데)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거라고는 생각 못 했습니다."

미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왼손 투수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무려 973일 만에 활짝 웃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승리는 올 시즌 다섯 번째 등판 만에 처음이자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선발승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류현진은 '거의 천일 만의 승리 소감'을 묻자 "새로운 기분이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이다. 계속해서 이기는 경기, 우리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승리까지 973일이 걸렸다는 말에 웃으며 "그래도 이 정도까지 오래 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빨리 될 거로 생각했는데 중간에 다른 부상도 있었다. 어쨌든 돌아와서 다시 이길 수 있으니 굉장히 뜻깊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6회에 1점차 리드에서 주자를 남겨두고 내려갔을 때 승리하리라 생각했는지 묻자 류현진은 "당연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우리) 타자들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어 이긴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올해 목표를 말해달라고 하자 "목표치는 없다. 5일에 한 번씩만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에게는 "한국에서도 새벽에 많이 보셨을 텐데, 다섯 경기 만에 승리를 전해드려서 저도 기쁘고,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오늘 몸 상태는 괜찮았고, 초반에는 적응이 좀 힘들었지만, 이닝이 갈수록 좋아진 것 같다. 처음 실점한 이후엔 편안하게 경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참 좋았던 2013∼2014 시즌과 비교했을 때 컨디션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제구나 몸 상태도 괜찮고, 거의 (그때와) 다 비슷하게 가는 거라고 본다. 다만 구속은 조금씩 더 올려야 하고 그 외 부분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구속이 예상만큼 올라오지 않아 투구 패턴을 바꾸고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는 않다. 변화구 제구가 잘 되고 있다. 크게 바뀌진 않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도 커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자신있게 던진 게 커브볼이었는데 오늘도 다른 공보다도 커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류현진은 다섯 경기를 치른 지난 한 달간 몸 상태에 대해 "컨디션은 괜찮다. 5일 쉬고 던지는 경기가 많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이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저스가 임시로 6인 로테이션을 운용하는 것이 루틴을 깨는 등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하고 싶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스케줄이 나오면 따라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현 선발진 가운데 완전한 풀타임 선발은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밖에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나도 몸 상태를 괜찮게 해서 준비하다 보면 계속 나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5회 무사 2루 위기에서 2루 주자 캐머런 러프를 잡아낸 것이 약속된 작전이었는지 묻자 류현진은 "그런 사인은 아니었고 원래 번트를 대주는 것이었는데 공이 높게 들어갔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 결정적인 순간에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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