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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유튜브 영상 한 편이 국내 SNS를 뒤흔들었다. 한 남성이 카페에서 배우 김상중(51) 씨 성대모사로 주문하는 영상이었다. 

목소리, 말투, 심지어 생김새까지 김상중 씨를 빼닮은 이 남성은 "아메리카노 사이즈는 어떻게 드릴까요?"라고 묻는 카페 직원에게 "그란데(Grande) 말입니다"라는 농담을 던졌다. 네티즌은 김상중 씨와 남성의 '싱크로율'에 감탄했다. 영상도 대박이 났다. 누적 조회 수 110만을 돌파했다(16일 기준). 

"해가 뉘엿뉘엿 저문 어느 저녁, 동대문에 한 카페에 왔습니다아" / 이하 유튜브, 보물섬


영상을 제작한 이들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그룹 '보물섬'이다. 인덕대 방송연예과에 재학 중인 강민석(25), 김동현(25), 이현석(26) 씨가 멤버다. 강 씨는 '김상중 성대모사' 주인공이다. 

세 사람은 교내 개그 동아리 '스토커'에서 2012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 씨는 강 씨, 김 씨 1년 선배다. '보물섬'은 세 사람이 군대를 제대한 뒤 지난해 6월 결성했다.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홍대 캔버스미디어 사무실에서 만난 보물섬 멤버들은 "언론과의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예의 '끼'를 주체하지 못하며 현장을 들었다 놨다 했다. 


- 팀 이름이 독특하다. 

이현석(이하 '이') : 옹달샘(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선배님들을 오마주한 것도 있고. 또 보물섬이 찾기는 힘들지만, 찾으면 보물이 있지 않나. 그런 의미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강민석(이하 '강') : 처음에 저랑 이 친구(김동현)가 동반입대를 했다. 군대에서 개그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팀 이름을 뭐로 할까, 하다가 '보물섬'이 떠올랐다. 사실 제가 만화 '원피스' 팬이다(웃음).


- 끼가 남다르다. 혹시 개그맨 지망생인가. 

이 : 원래 셋 모두 공채 개그맨이 꿈이었다. 나를 포함해 민석이와 현석이도 지상파 개그맨 시험 최종 진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공채에 집착하지 않는다. 사실 공채 데뷔는 선후 문제다. SNS에서 유명해지면 (이를 발판 삼아) 지상파 개그 프로그램에도 나갈 수 있으니까.  

김동현(이하 '김') : 우리 목적은 공개 코미디 무대, 이런 거보다는 남들을 웃겨서 (우리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거다. 물론 (공채를 통해) 지상파 코미디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해' 이런 생각은 없다. 

강 : 꼭 공개 코미디 무대가 공연장이어야 할까? 집, 길거리 같은 일상 장소에서 코미디를 하고 싶다. 시대가 바뀌었다. 예전엔 공채 시스템을 통해 공개 코미디 무대 입성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반대다. UCC로 유명해져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공채에 대한 집착은 없다. 


- '김상중' 성대모사로 확 떴다. 

강 : 솔직히 이렇게 잘 될지 몰랐다. 여태까지 한 게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음지에서 누가 알아주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게 아닌가' 두려웠는데(웃음). 이제는 자신감이 든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기회가 되면 진짜 김상중 씨와 영상도 찍고 싶다. 

김 : 갑자기 (페이스북) 팔로우 수가 이렇게 올라오고. 사람들이 '보물섬'하면, 보물섬 형들 이렇게 해주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다. 심지어 군대에서 만든 팀인데... 


- 다른 멤버들도 개그 능력이 출중한데 '김상중'만 확 떠서 질투나지 않나? 

이 : 원래 (셋이) 친한 상태에서 (팀을) 뭉친 팀이기 때문에... 질투라거나 이런 건 전혀 없다. 오히려 다른 (유튜브) 팀, 외부에서 조금? 저희끼리는 없다. 무슨 대답을 원한 거냐(웃음). 한몸에 머리가 세 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왼쪽부터 강민석, 이현석, 김동현 씨 / 양원모 기자


현재 보물섬 멤버들은 신생 유튜브 크리에이터 소속사 '캔버스미디어'와 계약해 활동하고 있다. 두 달 남짓 됐다. 소속사 합류는 우연한 계기로 이뤄졌다. 지난 3월 보물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양홍원' 성대모사가 조회 수 70만 대박을 치며 소속사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이 씨는 "대표가 참 믿을 만 했다"고 말했다. 캔버스미디어는 '광구마'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최은광 씨가 공동대표다. 

이현석 씨가 한 '고등래퍼' 양홍원 군 성대모사 / 유튜브, 보물섬


촬영, 자막 등 보조 작업은 친한 대학 후배들이 돕는다. 후배들도 '더블비'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는 유튜브, 페이스북 크리에이터다. 캔버스미디어에 소속돼 있다. 보물섬 멤버들도 이들 영상에 촬영, 출연으로 힘을 보탠다. 일종의 '품앗이'다. 


- 좋아하는 유튜브, 페이스북 크리에이터가 있다면. 

강 : 저는 고퇴경, 그 분이 정말 좋다. 본인의 잠재적인 이런 걸 드러내는 게. 

이 : 저는 쿠쿠크루 좋아한다. 자기 콘텐츠가 확실한 사람들. 그리고 눈살 찌푸리지 않게 웃기는, 그런 크리에이터가 좋다.


- 하지만 '눈살 찌푸리게 해서' 웃기는 일부 크리에이터도 있다. 막말을 하거나, 극단적 상황을 연출해서 관심을 받는. 

이 : 그런 코미디에 동의하진 않지만, 이해는 간다. 웃기려고 하다 보면, 가끔씩 자기도 모르게 뇌를 안 거치고 (말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럴 때 문제가 된다. 특히 개그맨 특유의 '센 드립' 이런 걸 싫어하는 분이 있다. 코미디에 조금 관대한 분위기가 되면 좋겠다.  

강 : 저희가 '여혐' 이런 (극단적) 코미디를 추구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개그하는 사람들이 살짝 숨을 쉴 수 있게끔. 너무 조금만 해도 뭐라고 하니까... 그래서 아이디어 짜다 보면 '이거 너무 심하지 않나?' 이러면서 위축이 된다. 


- 수입 배분 같은 건 어떻게? 

김 : 번 돈이 없어서, 배분할 수입도 없다(일동 웃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생계는 유지해야 하니까. 주말마다 돌잔치 MC를 한다. 

이 : 나는 인형탈 알바를 한다. 보물섬 활동 1년 동안 영상 만들어서 한 30만 원 벌었나? 근데 영상에 쓸 재료 사고 광고비 지출하고 이러다 보니까 100만 원 가까이 썼다. 수입보다 소비가 더 크다(웃음). 아르바이트를 안 할 수가 없다. 

강 : 재미있는, 웃음 줄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 돈은 목적이 아니다. 지금 쓰는 돈은 일종의 '씨앗 뿌리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재밌는 영상 만들다 보면 수입도 알아서 생기겠지. 


해가 저물 때쯤 시작한 인터뷰는 달이 슬며시 고개를 들 때쯤 끝났다. 세 사람에게 향후 목표에 대해 물었다. 팀에서 '진행'과 '정리'를 맡고 있는 김 씨가 대표로 답변했다. 

"지금은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나중에 유명해지면 'SNL' 같은 토크쇼를 저희 느낌으로 하고 싶다. 김상중 성대모사, 이런 것도 좋지만 말로 웃기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싶다. 그런 로망이 있다" 세 사람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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