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광주에서, 도청에서 죽지만 36년 뒤 한국은 좋은 사회 됐지요?"

2017-05-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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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SBS '그것이 알고싶다' 5.18을 맞아 지난달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이하 SBS '그것이 알고싶다'

5.18을 맞아 지난달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내용이 재차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8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화려한 휴가, 각하의 회고록'이라는 제목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파헤쳤다.

1980년 5월 18일 오후 광주 시내에 공수부대가 투입됐다. 유족 임금단 씨는 "그때는 시민이든 학생이든 다 끌고 가 팬티만 입게 하고 곤봉으로 치며 트럭에 싣고 갔다"고 말했다. 임 씨는 아들 김경철 씨를 잃었다. 최초 사망자였던 김경철 씨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였다. 임 씨는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나오던 길에 곤봉에 맞아 죽었다"며 "그 아이가 알아듣지도 못하고 맞아 죽은 것이 얼마나 기가 막히냐. 내가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검안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 중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이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젊은 애들은 들어가라고, 나는 살만큼 살았으니 내가 앞장서겠다고 그 말을 들을 때... 그렇기 때문에 매일 나가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매일 그 시위대에 참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그런 드라마도 있었지않나. 시그널이라고"라며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무전이 오는데 도청에 남았던 형들이 무전을 딱 받았으면 '어딥니까? 네, 2017년 대한민국입니다. 어휴, 일제 36년보다 더 긴시간이 지났군요 우리는 오늘밤에 광주에서, 도청에서 죽지만 36년 뒤 대한민국은 좋은 사회가 됐지요?'라고 얘기했을 때 우리는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머뭇머뭇하고 있으면 '지금의 대한민국 대통령은 뭐합니까? 누구입니까?' 자, 그 형들이 다시 무전을 해서 물어봐요 '전두환은 요새 뭐합니까? 어떻게 됐습니까? 전두환이 지금 뭐합니까?' 그렇게 얘기했을때 뭐라고 이야기할 건가"라고 덧붙였다.

당시 작전에 투입됐었다는 제보자는 "8중대에 있던 유모 중사가 대검을 사용했다"며 "시위대가 젊은 애들이니 자기 대검을 빼서 학생 다리를 찔렀다"고 주장했다.

1980년 5월 21일 1시 시민들을 향한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시작됐다. 시민들도 무장을 하기 시작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인 양민 살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혈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시위대가 먼저 무장을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희송 전남대학교 5.18 연구소 교수는 "시위대들이 CBS로 몰려갔다. 진실을 보도하지 않으니까"라며 "(시위대들이) 총을 빼앗았다기보다 들고 있었다가 돌려줬다. 실탄도 없는 총이었다"고 했다.

당시 11공수여단 소속 이경남 씨는 시민들 차량 공격으로 계엄군인이 사망했다는 주장에 대해 "시민 차량이 아니다. 기갑학교 군인들이 장갑차 지원을 나왔는데 그 장갑차가 퇴각하며 우리 부대원을 깔아 죽인거다. 내가 그 현장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기독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목격자는 "헌혈하러 줄 서 있는 사람들한테 헬기에서 총을 쐈다"고 말했다. 당시 항공여단은 "헬기 난사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최근 윤장현 광주 시장은 "의심이 가는 탄흔이 있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를 했다"고 말했다. 8개월 감식 작업 결과 전일빌딩 10층 실내에서 100개가 넘는 탄흔이 발견됐다. 10층보다 더 높은 곳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탄흔은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