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공판…박 전 대통령 여유 속 침묵·꼿꼿

2017-05-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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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세원 황재하 기자 = "피고인은 들어와서 피고인석에 착석하기 바랍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황재하 기자 = "피고인은 들어와서 피고인석에 착석하기 바랍니다."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서관 417호 형사대법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법관 3명이 들어와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두 번째 공판 시작을 알렸다.

이날 재판은 이틀 전 첫 공판과 비교해서 다소 긴장이 누그러진 상태에서 진행됐다. 첫 기일과 달리 카메라 촬영을 허용하지 않았고 '비선 실세' 최순실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상대적으로 편안해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변호인의 변론을 지켜볼 뿐 직접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내내 침묵했다. 피곤한 듯 잠시 감은 눈을 손으로 문지르거나 하품을 하기도 했으나 자세는 시종일관 꼿꼿하게 유지했다.

앞선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이 따라주는 물을 한두 차례 마실 뿐 거의 움직임이 없었지만, 이날은 변호인이 발언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서류를 넘겨보거나 변호인과 이야기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법정으로 들어서면서 변호인과 재판부에 가볍게 목례하며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법정에는 군데군데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재판 직전까지 일반 방청석 가운데 10여개가 비었고, 방청객 4명은 재판 시작 50분 만에 재판정을 떠났다. 법원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법정 안팎에 방호원 10여명을 배치했으나 재판은 차분하게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첫 공판에 출석해 법정에 앉아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2분께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첫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집게 머리핀으로 머리카락을 고정해 '트레이드 마크' 올림머리와 비슷한 모양을 냈고, 남색 코트 차림이었다.

법정에 들어갈 때까지 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었으며 왼쪽 가슴에 구치소 표식 배지를 달았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중 유영하·채명성·이상철·김상률 변호사가 이날 법정에 나왔다. 검찰에서는 서울중앙지검 이원석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 등 검사 8명이 출석했다.

변호인들은 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 또는 "박근혜 피고인"으로 지칭했다. 앞선 공판에서 변호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전직 대통령" 등으로 여러 호칭을 뒤섞어 사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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