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 '솔가리'

2017-05-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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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솔가리

[뜻]1)말라서 땅에 떨어져 쌓인 솔잎

[보기월]마른 솔잎이 '갈비'인데 대중말(표준말)로는 '솔가리'라고 합니다.

지난 엿날(토요일)은 토박이말바라기가 또 한 걸음 나아간 날이었습니다. 배움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그런 자리가 없어서 참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토박이말 배움터에 언제 자리를 마련해 놓았으니 오고 싶은 사람은 마음껏 오라고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토박이말바라기가 이바지 받음터(봉사활동 수요처)가 되었기 때문에 모든 배움이는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이바지를 하러 올 수 있습니다. 배움터에서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워야 하는 까닭을 듣기도 하고 여러 가지 토박이말 놀배움을 겪기고 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밖으로 나가 여느 사람들에게 그 일에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일까지 하게 될 것입니다.

그날은 꽃배곳, 가온배곳, 높배곳, 한배곳 배움이들이 골고루 와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멀리 전주에서 오신 모람 세 분과 어버이 동아리 으뜸빛, 버금빛 두 분까지 오셔서 더 뜻이 깊었습니다. 그리고 쉬는 날에도 와서 도움을 준 두 갈침이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처음으로 함께한 배움이들이 좋았다는 말을 남겨 주어서 더욱 기운이 났습니다.

저녁에 시골에 들어가면서 어머니께서 살던 마을을 지나는데 굴뚝에 모락모락 연기가 나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어릴 때 외할머니 집에 가면 갈비로 불을 때서 밥을 지어 주셨지요. 문득 아직도 그런 집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마른 솔잎이 '갈비'인데 대중말(표준말)로는 '솔가리'라고 합니다. '가리'가 '먹거리, 땔나무 따위를 쌓은 더미'를 뜻하는 말이니 '솔가리'는 '솔을 쌓은 더미'가 된다는 것은 어림할 수 있습니다. 그럼 '볏가리', '장작가리'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말은 2)소나무 가지를 땔감으로 쓰려고 묶어 놓은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어제 나와서 일을 몇 가지 했는데도 챙길 게 많습니다. 날이 엄청 더울 거라고 하는데 더위에 좋은 기분 뺏기지 않고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1)-창수는 겨울 방학 내내 뒷산에 올라가 솔가리를 갈퀴로 긁어모아 아궁이에 쌓아 놓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참나무 장작 한 지게하고, 솔가리가 한 지게구먼.(조정래, 태백산맥)

4350해 들여름달 스무아흐레 한날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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