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 수술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9가지

2017-06-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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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태어나서 3번 운다. 군대 갈 때,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포경 수술 할 때...

남자는 태어나서 3번 운다. 군대 갈 때,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포경 수술 할 때...

포경 수술의 정식 명칭은 '환상 절제술'이다. 귀두 포피를 잘라 둥근 모양(환상·環狀)으로 까뒤집기 때문이다. 포경은 귀두가 포피에 덮인 상태를 뜻한다. 포피는 귀두를 둘러싼 가죽이다.

포피는 맹장처럼 기능이 모호하지 않다. 외부의 나쁜 균과 바이러스를 차단하고, 사정 등 성적 반응을 촉진시킨다. 말초신경이 많이 분포돼 성감대 역할도 한다.

포경 수술은 포피를 가르고, 까뒤집어 강제로 고정시킨 것이다. 생살을 잘랐으니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수술 뒤엔 엉거주춤한 자세로 1~2주를 지내야 한다. 주변 눈총과 조롱을 꿋꿋히 견뎌야 하는 고독의 시간이다. "거기를 뗄 수 있다면, 떼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하루 오만 번씩 스친다. 혹여나 공 같은 것에 잘못 맞기라도 하면 재수술해야 한다. 이건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따윈 명함도 못 내밀 엄청난 비극이다.

한국 남성 대다수는 이런 '포경의 추억'이 있다. 포경 수술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9가지를 소개한다.

1. 포경 수술은 순우리말로 '우멍거지'라고 한다

우멍거지는 포피, 즉 귀두 피부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우멍거지는 해산물 '멍게(우멍거지 ☞ 멍거 ☞ 멍게) '의 어원이기도 하다. 멍게가 귀두와 묘하게 닮아있기 때문이다. 절대 포경 수술이 '거지' 같아서 우멍거지라고 부르는 건 아니다.

2. 2013년 유럽 의회는 포경 수술을 '인권 침해'로 규정했다

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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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에 종교적 목적으로 행해지는 수술 등을 인권 침해로 규정했다. 2013년 10월 통과된 '아이들의 신체적 보전 권리'라는 결의안에서다. 유럽의회는 유럽연합(EU) 내 입법부다. 의사당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다.

3. 포경 수술이 확산하는 데는 유대인 역할이 컸을 수 있다

이하 Pixabay
이하 Pixabay

'포경 반대론자'로 유명한 김대식 서울대 교수와 방명걸 중앙대 교수가 쓴 '포경은 없다(2014)'에 따르면, 포경 수술은 유대인이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유행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유대교 성경(타나크) 따르면, 모든 남자아이는 태어난 지 8일째 되는 날 할례를 받아야 한다. 할례가 바로 포경 수술이다.

하지만 유대 남성들은 할례에 따른 독특한(?) 성기 모양 탓에 다른 남성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됐다. 이에 포경 수술을 세계화해 수술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대인이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미국에서는 남자 신생아 60%가 포경 수술을 받는다는 통계도 있다.

4. 여성도 포경 수술을 받는다

포경 수술은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성도 포경 수술을 받는다. 다만 명칭은 다르다. 포경은 남자한테만 있기 때문이다.

여성은 포경 대신 음핵(클리토리스)이나 소음순을 일부, 전체를 잘라낸다. 이를 '여성 할례'라고 하는데 그 이유로는 "악마에게서 여성을 보호한다"는 종교적·주술적 의미가 주로 언급되지만, 실상은 성감대(음핵)를 잘라 오르가즘을 못 느끼게 만든 뒤 다른 남성과의 외도를 차단하려는 목적이 크다.

여성 할례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90% 이상 이뤄진다. 유엔(UN)은 2012년 12월부터 매년 2월 6일을 '세계 여성할례 금지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5. 포경 수술은 에이즈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007년 3월 유엔에이즈계획(UNAIDS)과 세계보건기구(WHO)는 "포경 수술이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균이나 소변 찌꺼기가 쌓이기 쉬운 비(非)포경 상태 남성들보다 귀두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헤르페스, 콘딜로마 등 각종 감염 질환 예방에 포경 수술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 2013년 법원은 포경 수술 중 성기 일부를 절단한 남성에 '노동력 상실'을 인정하고, 수술한 의사에 배상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2013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0년 전 포경 수술을 받다가 귀두가 절단된 최 모(당시 21세) 씨에 '노동력 5%' 상실을 인정하고, 당시 수술을 집도한 의사 박 모 씨에게 배상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재는 직접적인 성관계 장애가 없더라도, 추후 성기능 장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점을 고려하면 노동력의 5%를 상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성기 일부 절단을 '노동력 상실'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됐다. 성관계도 일종의 '노동'으로 본 것이다. 최 씨는 절단 사고 뒤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피부를 이식하는 2차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7. 수술 없이 포경 효과를 내는 기구가 있다

샹링 / 차이나 메디컬 디바이스
샹링 / 차이나 메디컬 디바이스

샹링(ShangRing)은 수술 없이 포경 효과를 내는 1회용 의료 기구로 중국 우후 SNNDA 메디컬이 개발했다.

플라스틱 소재 내부 링과 외부 링 사이에 포피를 넣어 귀두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출혈이 거의 없고, 시술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용을 승인했다. 아직 한국엔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8. 자가 포경 수술 기구도 있다

한국GM상사(2007년 폐업)가 1988년 출시한 GM센스다. 샹링은 의사가 쓰는 의료 기구인 반면, GM센스는 자가 포경 수술 기구로 의사가 아니라도 사용 가능하다. GM은 굿맨(Good Man)의 약자로, GM대우와는 아무 관련 없다.

GM센스는 "국민 보건 향상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표창까지 받았다고 한다. 신문 광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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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센스의 사용법은 이렇다. 귀두가 드러나도록 포피를 벗긴 뒤, 이를 외부 링과 내부 링으로 고정시켜 3일간 기다린다. 3일이 지나면 포피가 거의 괴사되는데, 이때 외부 링을 벗기고 괴사한 포피를 가위로 자른다. 신경세포가 다 죽었기 때문에 통증은 없다. 그러다 8일째 되는 날, 내부 링을 벗기면 끝이다. 현재는 팔지 않는다.

9. 포경 수술에서 성적 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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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다. '서컴페티시(Circumfetish)'라고 한다. 이들을 위한 공식 홈페이지(서클리스트, Circlist)도 있다. 포경 수술을 뜻하는 영단어 '서컴시젼(Circumcision)'에서 따왔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포경 수술 정보 사이트 같지만, 사실 포경 수술에 대한 19금 에피소드, 체험기를 다루는 곳이다. 성기 노출 사진도 많다.

홈페이지 회원 가운데는 현직 의사도 있다고 한다. 흠좀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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