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논문표절…학계·NGO출신 사회장관 후보자 '첩첩산중'

2017-06-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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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상곤(교육) 안경환(법무) 조대엽(고용노동) 김은경(환경)장관 후보 /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상곤(교육) 안경환(법무) 조대엽(고용노동) 김은경(환경)장관 후보 / 연합뉴스

(세종=연합뉴스) 김범수 양정우 고유선 기자 = 현 정부 초대 장·차관급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사회분야 장관 후보자들의 입각에는 난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또는 학계 출신인 이들 교육, 법무, 고용노동, 환경부 장관 후보자들은 청문회를 앞두고 음주운전, 논문표절, 다운계약서 등과 관련된 다양한 의혹을 받는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민간단체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박사논문 표절 혐의를 재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보수논객 변희재 씨가 운영하는 미디어워치 계열의 민간단체로 표절을 비롯한 연구 부정행위 의혹을 검증·고발해왔다.

미디어워치는 앞서 2014년, 김 후보자가 1992년 쓴 박사학위 논문이 일본 논문 등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센터가 공개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예비조사 결과 공문을 보면 위원회는 김 후보자의 논문 가운데 20곳이 국내 문헌 4개, 24곳이 일본 문헌 5개의 내용을 정확한 출처 표시 없이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위원회는 "출처표시 없이 사용된 부분의 경우 완전하게 연속된 2개 이상 문장을 동일하게 사용한 경우는 없으므로 '타인의 문장을 자기 것처럼 가장하여 사용한 행위'로 추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런 점과 1992년 무렵의 박사논문 작성 관례를 고려하면 이것이 연구'부정'행위가 아니라 연구'부적절'행위에 해당하며, 연구윤리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본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미디어워치는 김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보고 재조사를 요청했다.

또,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가 검증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김 후보자의 1982년도 석사 논문 역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표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미약하던 1980∼1990년대 논문을 현재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일각에서는 연구윤리를 포함한 교육정책을 다뤄야 할 교육장관 후보자가 논문을 표절했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흠결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와 교육부는 별다른 대응이나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는 전날 여의도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논문표절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만 답했다. 교육부 역시 논문 검증은 학위를 수여한 대학이 진행하는 작업인 만큼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는 부처 차원에서 따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센터가 언론에 공개한 공문이 실제로 위원회가 보낸 공문이 맞는지를 포함해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떠한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음주운전을 한 적이 있다는 '셀프 고백'과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 등이 논란이다.

그는 2014년 광주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 단속되지 않은 음주 운전 경험, 논문중복게재 등을 '고백'했다.

다만, 안 후보자 측은 과거의 잘못을 숨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밝혔고, 당시 관행이던 다운계약서 작성 등은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의 흠결은 아니라는 판단하에 검찰개혁 의지를 피력하며 인사청문회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태어난 두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는 두 자녀 모두 한국 국적 유지 의사가 강하고, 병역 의무가 있는 20세 아들은 향후 입대할 뜻을 분명히 밝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자는 이날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세종로출장소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의혹과 관련해) 청문회에서 상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대표로 있었던 '지속가능성센터 지우'가 지난해 인턴 연구원을 채용하면서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월급을 지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언론은 지우가 지난해 6월 인턴 연구원 채용공고에서 '연구 및 사무보조 업무를 맡을 석사 학위 취득자를 찾는다'며 '근무기간은 2∼3개월, 업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주5일근무), 급여는 월 100만원'이라고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최저임금(시간당 6천30원)으로 계산할 경우 인턴 연구원은 주휴 수당을 포함해 최소 월급 110만원(점심시간 제외)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노동관련 연구실적 부족 및 음주운전 전력과 함께 고려대 교수 시절 학생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동영상이 퍼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을 보면 지난해 12월 고려대에서 열린 교무위원회에 참석한 조 후보자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안건이 상정된 회의를 중단하라는 학생들의 항의에 "여기서 무슨 논의가 되고 있는지 너희는 모르잖아. 끝나야 알려줄 거 아니야"라고 소리쳤다. 반말하지 말라는 학생들의 항의에 조 후보자는 "아이고. 예. 학생님들"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고용부 관계자들은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개인적인 견해조차 드러내기를 삼가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14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도 국회의원 시절 재산신고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돼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의원 때인 2006년 부인이 비상장주식 750주를 처분했다고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이를 2012년까지 보유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는 관련법상 신고대상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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