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직업 묻자 "무직입니다"…20분간 '셀프변론'

2017-06-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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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직업은?""현재 무직입니다."이하 뉴스1 '소년급제' 이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직업은?"

"현재 무직입니다."

이하 뉴스1
이하 뉴스1

'소년급제' 이후 30년 간 법조계에서 승승장구하다가 피고인석에 서게 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이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공판에 출석했다.

지난 4월11일 구속전 피의자심문 이후 2개월만으로 모습을 드러낸 우 전 수석은 이날 재판 내내 차분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우 전 수석은 오후 2시 재판이 시작하기 15분 전, 쥐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법정에 들어섰다. 우 전 수석은 다소 긴장한 듯 기자들을 잠시 보더니 법정 내 경위에게 "물이 없냐"고 물었다. 경위는 페트병에 담은 물과 종이컵을 전해줬고 우 전 수석은 물을 마신 뒤 피고인석으로 향했다.

우 전 수석은 피고인석이 낯선 듯 어느 자리에 앉을지 잠시 헤매더니 변호인의 안내에 따라 착석했다. 우 전 수석은 약간의 미소를 띠고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오후 2시, 재판이 시작되고 이 부장판사의 지시에 따라 우 전 수석이 일어났다. 우 전 수석은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한 후 자리에 앉았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신분확인을 하는 '인정신문'까지 일어나야 한다고 주의를 주자 다시 일어났다. 우 전 수석은 이 부장판사가 직업을 묻자 "무직입니다"라고 답했다.

검찰 측의 공소사실 설명을 시작으로 모두절차가 진행됐다. 우 전 수석은 검찰을 정면으로 쳐다보며 집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중간중간 눈을 감고 한숨을 쉬거나 물을 마셨고 허공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어진 변호인 측의 의견진술 후 발언기회를 얻은 우 전 수석은 20여 분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직접 변론에 나섰다.

우 전 수석의 의견진술 시간이 길어지자 재판부는 "이 자리를 통해 상세히 말할 사안이 아니다"며 제지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대통령을 탄핵되게 한 정치적 책임을 준엄하게 느끼고 이 자리를 빌려 국민에게 사죄드린다"면서도 모든 혐의는 부인했다. 재판부를 향해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죄추정의 원칙 아래 재판을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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