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던 딸과 처음 수다 떨었다"... '세월호' 예은이 아빠가 꾼 꿈

2017-06-2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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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간 딸 꿈에서 만난 '예은이 아빠' 페북글 우리 세월호 가족들이 부러워할 이야기...오랜만에 밤새 예은이를 만났습니다..그동안 예은이는 만날 때마다.

유경근 씨 페이스북
유경근 씨 페이스북

세월호 희생자 유족이 "우리 세월호 가족들이 부러워할 이야기"라며 하늘나라로 떠난 딸을 꿈에서 만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간간이 꿈에 나타날 때 말이 없고 무표정한 딸이 이날은 달랐다고 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예은 양 아버지 유경근 씨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으로 "그동안 예은이는 만날 때마다 말도 표정도 없었죠"라며 "그런데 어제는 밤새 함께 수다를 떨었어요"라고 말했다.

유 씨는 "여느 때와 다르게 예은이 특유의 웃음과 수다 때문에 너무너무 행복했어요"라며 "그렇게 밤새 수다를 떨다가 꼬옥 안았지요. 예은이도 나를 정말 꼬옥 안아주었고요. 따뜻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유경근 씨는 "영원히 그렇게 꼬옥 안고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 순간 깨어났지요"라며 "오늘도, 내일도 이렇게라도 예은이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유경근 씨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우리 세월호 가족들이 부러워할 이야기...

오랜만에 밤새 예은이를 만났습니다.

그동안 예은이는 만날 때마다 말도 표정도 없었죠.

몸 곳곳이 상한 채 차가운 표정과 힘없는 몸짓 뿐이었어요. 제가 안기도 하고 볼도 부비고 업어보기도 했지만 항상 별 반응이 없었지요.

그런데 어제는 밤새 함께 수다를 떨었어요.

몸 곳곳은 여전히 상해있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여느때와 다르게 예은이 특유의 웃음과 수다 때문에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내가 막내를 걱정하자 예은이는 아주아주 어른스럽게 조언을 해주기도 했구요.

그렇게 밤새 같이 수다를 떨다가 꼬옥 안았지요. 예은이도 나를 정말 꼬옥 안아주었구요. 따뜻했어요...

영원히 그렇게 꼬옥 안고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 순간 깨어났지요.

지금도 예은이의 웃음과 수다와 체온이 제 가슴에서 뛰고 있어요. 오늘도, 내일도... 이렇게라도 예은이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든 보고싶은 예은아.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유경근 씨는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자 연단에 올랐다. 유 씨는 당시 '세월호 7시간' 의혹 규명을 촉구하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유튜브, 미디어몽구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