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 얼뚱아기

2017-06-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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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토박이말 맛보기]얼뚱아기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토박이말 맛보기]얼뚱아기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얼뚱아기

[뜻]둥둥 얼러 주고 싶을 만큼 예쁘고 귀여운 아기

[보기월]다들 저마다 집에서는 얼뚱아기였을 텐데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안타깝습니다.

그제 밤에 잠이 들무렵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오던 비가 자고 나니 그쳐 있었습니다. 뒤낮(오후)에 비가 올 거라며 비받이(우산)를 챙겨 가라는 말을 깜빡 잊고 배곳(학교)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언제 얼마나 올까 궁금했는데 낮밥(점심)을 먹고 조금 있으니 비가 왔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오다가 그야말로 빗발이 보이는 발비가 내렸습니다. 하도 시원하게 오기에 그것을 움직그림으로 담아 올렸더니 다른 고장에 사시는 분들도 시원하다고 글갚음을 해 주셨습니다. 저만 보기 아까워 그랬는데 올린 보람이 있는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요즘 마음 써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옆에 있는 가온배곳(중학교) 아이들까지 여러 가지로 애를 먹입니다. 밤에는 말할 것도 없고 낮에도 울타리를 넘어 오기도 하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웬만큼 헤살을 부리면 봐 줄 수도 있는데 나이드신 어르신께 했다는 것은 누가 들어도 보아 넘길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들 저마다 집에서는 얼뚱아기였을 텐데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안타깝습니다. 우리 배곳을 마치고 간 아이들이 있다고 하니 더 마음이 아픕니다.

시원하게 내린 비가 아이들 속에 있는 나쁜 마음과 궂은 생각도 깨끗이 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족한 집안이겠다, 달리 사나이 손이라곤 없고, 단 딸 형제, 그 중에서도 막내딸... 좀 응석받이며 얼뚱아기던고.(채만식, 냉동어)

4350해 온여름달 스무이레 두날(2017년 6월 27일 화요일)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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