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더 조심스럽다" 악명높은 악수법에 트럼프가 한 말

2017-07-0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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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악수를 앞두고 고민을 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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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밖의 대접을 받았고 기대밖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뜻이 잘 맞았고, 아주 정중하고 친절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귀국길에 오르기 전에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워싱턴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3박5일 일정의 첫 미국 순방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 앞에서 '그레이트 케미스트리'(Great Chemistry·매우 호흡이 잘 맞는 관계)라는 표현과 '베리 베리 베리 굿'(very very very good)이라는 말도 했다"며 "기대 이상으로 대단히 환대와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달라졌다. 특히 '촛불혁명'에 대한 인상이 깊었는지 평화적 정권교체와 그렇게 교체된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굉장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오히려 세계는 우리를 대접하는데 우리가 스스로 낮춰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남북 대화 주도 제안에 대해서도 그분들은 너무나 당연한 주장으로 받아들였는데, 오히려 우리 내부에서는 행여나 미국과 의견이 다르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기간 임기를 같이하게 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뜻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외국 정상을 당황하게 하는 독특한 악수로 악명높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악수를 앞두고 고민을 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악수에 앞서 "한국에서 (악수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악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악수를 이렇게 하면 이렇게 한다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한다고 말이 나와서 오히려 악수가 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난 29일 두 정상이 처음 대면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을 마주 잡는 동시에 먼저 왼손을 문 대통령 오른쪽 어깨에 1초 정도 가볍게 올렸다가 내렸고, 이에 문 대통령도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 부분을 가볍게 쥐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때와 같은 트럼프식 '악수 대결' 없이 두 정상이 밝은 표정으로 4초가량 악수하자, '훈훈한 4초 악수', '신뢰의 악수', '혈맹의 악수' 등 다양한 해석이 잇따랐다.

문 대통령은 또 "연차휴가는 다 쓰도록 하세요. 청와대 직원들은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청와대 직원들의 연차휴가 사용을 지시했다.

그는 지난 28일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연차휴가를 다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골프를 하지 않는 문 대통령은 '공직자 골프' 질문에 웃으면서 "골프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말한 뒤 "골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도 없다. 업무시간 외에는 자유다. 업무시간에 해서는 안 되죠"라며 업무시간 외 골프는 무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과거 발언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회담에서는 그런 기회가 없었고 부통령과의 오찬 때 한 분(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질문해 장시간 설명했다"면서 "과거 중세까지만 해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였고 그래서 중국 주변국은 속국이 됐고 자신의 문화와 언어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한국은 수차례 침략을 받았지만, 우리 언어와 문화를 지켜냈다. 수천 년 동안 단일한 나라였고 70년간 분단됐을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중국의 수없는 침략을 겪으면서도 독립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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