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건사하다, 옮다, 졸보기눈, 돋보기눈, 쓸리다

2017-07-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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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284해(1951년) 만든 ‘과학공부 6-1’의 36쪽부터 39쪽까지 보고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건사하다, 옮다, 졸보기눈, 돋보기눈, 쓸리다

오늘은 4284해(1951년) 만든 ‘과학공부 6-1’의 36쪽부터 39쪽까지 보고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과학공부6-1 우리한글박물관 / 이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과학공부6-1 우리한글박물관 / 이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36쪽에 보면 ‘건사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을 잘 건사하여야 한다.”라고 했는데 요즘은 ‘관리하다’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말모이 풀이를 보면 ‘건사하다’를 쓰는 게 맞습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거리를 챙겨주는 것도 ‘건사하다’라고 한다면 ‘관리자’는 ‘건사함이’가 될 것입니다.

37쪽에는 ‘옮다’가 있습니다. “거울에 전등이 비치지 않는 자리로 옮아 앉으면...”이라고 했는데 요즘 많이 쓰는 ‘이동하다’를 써야 할 때 갈음해 쓰는 것도 좋겠습니다.

과학공부 6-1 우리한글박물관
과학공부 6-1 우리한글박물관

38쪽에는 ‘졸보기눈’과 ‘돋보기눈’이 있습니다. 요즘은 ‘근시’, ‘원시’라고 하지만 이 책에는 ‘근안’, ‘원안’이라고도 했군요. 말모이를 보면 ‘졸보기’, ‘돋보기’라고도 한다는 풀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해 본 바에 따르면 ‘오목렌즈’는 작게 보이니 ‘졸보기’, ‘볼록렌즈’는 크게 보이니 ‘돋보기’라고 하니 쉽게 알아차렸습니다.

39쪽에는 ‘쓸리다’가 있습니다. “모진 바람에 나뭇가지가 서로 쓸려서 불이 나게 되면...”처럼 쓰고 있는데 요즘 책이면 ‘마찰하다’를 썼지 싶습니다. 살갗이 옷에 쓸리는 것뿐만 아니라 나뭇가지도 서로 쓸린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이렇게 옛배움책에서 썼던 말들을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보는 책에도 쓸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쪽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슬기를 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배우고 익히는 데 힘을 덜 들이고 남는 힘을 저마다 하고 싶은 것을 찾는 데 쓸 수 있도록 말입니다.

4350해 더위달 닷새 삿날(2017년 7월 5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는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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