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덜 키즈'에 이어 '로리 키즈'까지...논란 중인 한국 아동복 쇼핑몰

2017-07-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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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국내 아동복 쇼핑몰들이 '로리타' 논란에 빠졌다.

최근 일부 국내 아동복 쇼핑몰들이 아동 모델에게 '섹시미'를 강조하는 포즈를 취하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로리타 콤플렉스'를 노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쇼핑몰 A는 올해 여름 시즌을 맞아 다양한 수영복을 착용한 아동 모델 사진을 게재했다. 문제는 포즈였다. 비키니를 입은 아이는 한 손을 머리에, 또 다른 손은 허벅지에 가져다 댔다. 다른 아동 쇼핑몰 B도 카메라를 무표정하게 응시하고 있는 아이를 촬영했다. 이 아이는 성인 여성을 떠올리게 하는 짙은 화장을 했다.

국내 아동복 시장은 매년 성장 중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한국 패션시장 2016년 실적 및 2017년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7.9% 성장한 1조 4124억 원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이런저런 업체들이 아동복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도 치열해졌다. 성인 모델을 흉내 낸 포즈를 한 아동 모델 사진들은 지난해 유아복 업체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도 일부 아동 쇼핑몰들도 같은 전략으로 나섰다. 부모들은 '상업성'을 먼저 생각하는 유아복 업체들이 '로리타 키즈(Lolita Kids)'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비판한다.

직장인 김지선(30) 씨는 "화장을 진하게 하는 것도 그렇고 엎드려 있는 포즈, 엉덩이를 위로 올리게 하고 찍는 사진들은 아이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것 같다. 엄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 쇼핑몰에서 왜 저런 사진을 찍고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주부 박모 씨(32) 씨는 "저는 외국 사이트에서 옷을 많이 산다. 유독 한국 아동복 쇼핑몰들에서 비키니로 된 아동 수영복을 많이 판다. 포즈도 그렇고 딱 봐도 로리타가 생각난다. 딸 키우는 입장에서 생각만 해도 징그럽다. 외국에서는 저런 사진들이 규제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너무 비교된다"고 말했다.

서양권 아동복 쇼핑몰은 아이들 포즈에 민감하다. 성적 연상이 조금이라도 떠오르면 큰 문제가 된다. 밝게 웃고 있는 얼굴 표정에 집중해 사진을 찍거나 아이가 가지고 있는 경쾌한 이미지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 아동복 브랜드 미니보덴 사이트
영국 아동복 브랜드 미니보덴 사이트

유럽에서는 '로리타' 논란이 일 수 있는 화보 등이 공개됐을 때 사회적으로 거센 비난이 일었다. 지난 2010년 패션지 보그 프랑스가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하이패션 화보 촬영을 찍었다.

보그 화보가 담긴 영상 / 유튜브, MahaloNews

사진 속 모델들은 유치원생 정도 나이였다. 성인 모델들처럼 아이들은 레드 립스틱을 바르고 스모키 아이를 했다. 화보는 공개와 동시해 논란이 됐다. 프랑스 학부모 단체들은 아동 학대라며 반발했다.

같은 해 영국에서는 패션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가 당시 미성년자였던 배우 다코타 패닝을 모델로 세운 광고가 선정적이라며 대중들에게 지탄받기도 했다.

마크 제이콥스 '오, 롤라!' 향수 화보 / 마크 제이콥스
마크 제이콥스 '오, 롤라!' 향수 화보 / 마크 제이콥스

국내에선 아동 쇼핑몰 화보에 대한 제도적 장치나 사회적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디지털대 아동학과 신혜경 교수는 "일본 로리타 문화가 국내에도 유입되고 있다. 아동 성 상품화 확대가 우려스럽다. 부모가 촬영을 허락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사진이 과연 정당한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아동인권센터 측도 "아동복 쇼핑몰 모델이 '성'을 상품화하여 활용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국제아동인권센터 측은 "우리나라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모든 형태의 성 착취와 성 학대로부 아동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제34조)를 명시하고 있다"며 "아동의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성인과 사회의 의무가 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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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동인권센터 측은 '아동복 쇼핑몰 모델' 보호를 위해 아동인권을 기반으로 모든 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아동복 모델들은 보통 모델 에이전시를 거쳐 쇼핑몰 사진을 촬영한다. 부모가 직접 쇼핑몰 측에 연락을 취해 사진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규모가 작은 쇼핑몰들은 자녀를 모델로 활용하기도 한다.

쇼핑몰들은 사진 포즈는 아이나 아이 부모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한 아동복 쇼핑몰 측은 "기본적으로 아동 모델들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절대 쇼핑몰 관계자나 사진사들이 그런 포즈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게 했다면 벌써 업계에 소문이 났을 것"이라고 했다.

아동복 쇼핑몰을 운영했던 김모(26) 씨는 "요즘 엄마들이 너무 어린이처럼 찍는 사진을 안 좋아한다. 어른들 미니어처 같이 찍으면 좋아하는 것 같다. 엄마들이 그런 사진을 좋아하는 데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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