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임신, 부끄러운 아빠이고 싶지 않아" 신정환 복귀 소감 전문

2017-07-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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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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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정환(43) 씨가 7년 만에 방송에 복귀하는 이유를 털어놓았다.

지난 12일 신정환 씨는 팬카페 아이리스에 장문 편지를 게재했다. 앞서 신정환 씨 소속사 코엔스타즈는 보도자료를 내고 "신정환 씨가 Mnet 9월 신규 예능에 복귀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신정환 씨는 편지 첫 문단에서 "글로 제 마음을 전하려 하니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무척 조심스럽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 씨는 "7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여러분 앞에 서게 됐으니 자세히 제 얘기를 하는 게 도리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신 씨는 "지난 2010년 원정도박 사건으로 저를 지켜봐 주신 많은 분과 방송관계자분께 큰 실망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며 "도저히 여러분을 뵐 낯이 없어 복귀는 꿈도 꾸지 못했다, 제가 어찌 감히"라고 강조했다.

신 씨는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에서 빙수 가게를 연 것도 그런 이유"라며 "흐르지 않는 시간을 잘 보내려고 일에 몰두했다"라고 말했다. 신 씨는 "가게를 연 지 1년이 지나며 제 의사와 무관하게 복귀를 점치는 기사가 올라왔다"라고 밝혔다.

신 씨는 "어느 날부터 가게가 입소문을 타더니 한국 손님이 많이 찾아왔다"라며 "면목이 없어 (한국을) 떠나왔는데 굳이 먼 데서 저를 만나주신 게 정말 황송하고 당황스러웠다"라고 고백했다.

신정환 씨는 지난 2015년 싱가포르 쇼핑거리 오차드 로드(Orchard Road)에서 빙수 가게를 열었다. 지난 2016년 1월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제작진은 싱가포르에 있는 신 씨 가게를 방문했다. 당시 제작진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신 씨는 "현지에서 장사하는 거지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취재를 거부하기도 했다.

신 씨는 "이후 조금씩 용기가 생겼다"라며 "특히 아내 임신 소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신 씨는 "제 아이에게 넘어져 못 일어난 아빠가 아닌 다시 일어나 열심히 산 아빠로 기억되고 싶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신 씨는 "그 무렵 현 소속사 대표님께 연락도 받았다"라며 "아내와 태어날 아이 앞에 다시 각오를 다지게 된 지금 타이밍이 아니면 10년이 넘어갈 수도, 어쩌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신 씨 입장 전문이다.

아이리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신정환입니다. 글로 제 마음을 전하려 하니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지난 4월 코엔스타즈와 계약을 맺으며 짧게 저의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7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프로그램으로 여러분앞에 서게되어 좀 더 자세히 저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먼저, 지난 2010년 원정도박 사건으로 저를 지켜봐 주신 많은 분들과 방송관계자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렸던 점 다시 한번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진실하지 못한 태도로 거짓 변명에 급급한 저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 빨리 용기 내서 돌아와 용서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마음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평생 제가 지고 가야 할 제 몫의 책임입니다. 사건 이후 하루도 잊지 않고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에서 빙수 가게를 연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도저히 여러분들을 뵐 낯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복귀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찌 감히. 돌이켜 보면 그때는 정신 없이 바쁘던 한국에서의 나날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흐르지 않는 시간을 잘 보내려고 더 열심히 일에 몰두했습니다.

그런데 가게를 연 지 1년이 지나면서는 저의 의사와 무관하게 복귀를 점치는 기사들이 올라왔습니다. 관심을 가져 주시는 건 감사했지만 그저 조용히 지내고 싶었는데. 기사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댓글은 읽지도 못했습니다만 기사만으로도 저에 대한 냉담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고 저는 용기를 잃은 채 점점 작아져 갔습니다. 주위에서 넌지시 복귀에 대한 의사를 물어볼때 마다 "도대체 누가 저를 원해요?"라고 반문했습니다. 그저 잊으려 애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엔 가부터 조금씩 입소문을 탄 가게에 한국 손님들께서 많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얼굴 뵐 면목이 없어 떠나 온 곳인데 굳이 먼 데서 저를 만나주시고 격려도 해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정말 황송하면서도 당황스러웠습니다. 제 앞이라 그저 좋게 이야기해주신 건가 생각도 해봤지만 꾸준히 격려와 위로를 받다 보니 부끄럽지만 아주 조금씩 용기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그저 전전긍긍하며 그리워만 했었습니다.

그러던 제게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아내의 임신 소식이었습니다. 아내와 태어날 아이는 혼자 살던 제가 느껴보지 못했던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리고 저 스스로도 죄송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곧 태어날 제 아이에게는 넘어져서 못 일어나버린 아빠가 아닌 다시 일어나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던 아빠로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그 무렵 마침 현 소속사의 대표님께도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내와 태어날 아이 앞에 다시 각오를 다지게 된 지금 타이밍이 아니면 10년이 넘어갈 수도, 어쩌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지난 7년 가까운 시간들이 모아지면서 가게에 온 사람들, 적지만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 주변 지인들의 말, 아내의 말과 대표님의 말들이 부족한 제게 마지막 용기를 주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부끄럽지만 용기 있게 나가고 실망드렸던 분들께 내 남은 에너지를 다 쏟아서 보여드리자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러분 앞에서 다짐합니다. 다시는 과거와 같은 어리석은 잘못으로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 것임을 다짐합니다. 더는 태어날 아이에게 부끄러운 아빠이고 싶지 않습니다.

부족하지만 저에게 온 마지막 기회를 최선을 다해 잡고 놓치지 않겠습니다. 따가운 시선을 따뜻한 시선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실망시킨 시간만큼 몇백 배 노력으로 조금씩이나마 갚아 나가겠습니다. 여러분 앞에 비춰지는 매 순간순간을 무겁게 여기고 후회를 남기지 않겠습니다. 단 한 분이라도 고개를 끄덕여 주신다면 최선을 다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쉽지 않을 결정으로 기회를 주신 많은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열심히 열심히 갚아 나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