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응석부리지마" vs "부모 세대, 최고 행복 세대" 두 교수 설전

2017-07-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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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헬조선'이라며 비판하는 젊은이들에게 두 대학 교수가 페이스북에서 매우 다른 조언을 전했다. 

한국을 '헬조선'이라며 비판하는 젊은이들에게 두 대학 교수가 페이스북에서 서로 매우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이병태 카이스트 IT경영대학 교수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앞 세대의 성취와 피땀을 부정하고 '헬조선'이란 말로 폄하하지 말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란 제목을 단 이 글에서 "이 땅이 헬조선이라고 할 때, 이 땅이 살만한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욕할 때 한번이라도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를 바라보고 그런 이야기를 해 주기 바란다"고 썼다.

그는 "나는 당신들의 그 빈정거림과 무지에 화가 난다. 그러니 나보다 더 고생하고 생존자체를 위해 발버둥쳐야만 했던 나의 앞세대, 내 부모님 세대는 오죽하겠나?"라며 "당신들이 아프다고 할 때, 나는 그 유약하고 철없음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제발 응석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라며 "사람 값이 싸다고 투덜대기 전에 누구 한 번 월급 줘보고 그런 철없는 소리를 하고, 월급보다 더 가치 있는 직원이라고 증명해라"라고 주장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병태 교수 글에 대해 18일 "5000년 역사 최고 행복세대의 오만"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교수는 "이분(이병태 교수) 자신은 인정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 세대 중 상당수(이 땅에서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사람들)는 한민족 5000년 역사에서 가장 행복한 세대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어린 시절 대부분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면서 공부 해 소싯적 애절한 이야기는 하나씩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은 성장의 대가를 톡톡히 받고 산 사람들이다. 경제성장이 매년 10% 가까운 고도성장기에 대학을 다니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 중 상당 수는 은퇴 후에도 큰 걱정이 없다"라며 "강남의 집은 이미 십 수 억으로 불어났고 연금은 혼자 쓰기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제 오늘의 젊은 세대를 보자. 이들은 물론 유복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부모세대가 5000년 역사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냈기에 받는 반사이익일 뿐 삶은 온통 불투명하고 우울하다. 도통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외국 유학을 갔다 와도, 영어를 완벽하게 해도, 부모세대가 누린 기회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곳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만일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마땅히 해줄게 없다면 가만히 입이나 다물고 있는 게 예의"라며 "더욱 그들에게 징징댄다고 타박하는 것은 오만 중의 오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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