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다시 만나도 될까?" 연애 전문가가 조언한 '현명한 재회'

2017-07-24 15:50

add remove print link

연인이 다시 만나는 이유는 서로에게 심적으로 '투자'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영화 '연애의 온도' 스틸컷
영화 '연애의 온도' 스틸컷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날 확률이 82%래. 근데, 그렇게 다시 만나도 잘 되는 사람들은 3%밖에 안 된대. 나머지 97%는 다시 헤어지는 거야. 처음에 헤어졌던 이유랑 똑같은 이유로."

영화 '연애의 온도'에 나와 많은 연인들 공감을 산 대사다. 실제로 많은 커플들이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또 같은 이유로 또 싸우게 된다. 후회가 밀려오게 된다.

연인에 대한 실제 연구 결과도 높은 재회 확률을 보여준다. 지난 2012년, 심리학자 새라 할펀-미킨(Sarah Halpern-Meekin)과 연구진은 17세~24세 청년 792명을 대상으로 연인과의 재회 확률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약 44% 참가자가 "헤어진 연인과 최소 1번 다시 만난 경험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청소년 연구 학술지'에도 실렸다.

왜 헤어진 커플들은 결국 돌고 돌아 서로에게 다시 가게 될까? 연애 심리책 저자이자 연애 심리학 전문가 최미정 씨는 "단순하게 서로를 아직 사랑해서, 못 잊겠어서는 아니"라고 했다.

최미정 작가에 따르면 연인이 다시 만나는 이유는 서로에게 심적으로 '투자'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연애하면서 나눈 시간, 관심, 애정을 훌훌 털고 떠나기 아쉬운 것이다. 최 작가는 "마음은 수치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제껏 서로 주고 받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서로에게 쏟은 시간과 애정을 뒤로할 생각을 하니 아까운 것"이라고 했다.

KBS2 '연애의 발견'
KBS2 '연애의 발견'

지금 이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도 작용할 수 있다. 최 작가는 "사실 그러면 안 되지만, 여성 경우에는 30세가 넘어가면 견뎌야할 사회적 편견과 시선이 아직도 존재한다. '이 사람에게 내 20대를 바쳤는데,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걱정에 이별을 재고하게 된다"라고 했다.

"헤어진 연인을 되찾고 싶어하는 것, 마치 노트북 잃어버린 사람 같아요. 잃어버린 것을 아는 순간, '거기 있던 내 정보는"? 사진은?' 하면서 당황해요. 사실 다 복원할 수 있고, 또 없어도 잘만 사는데 말이죠."

최미정 작가는 헤어진 연인과 다시 만나는 것을 추천하지 않았다. 그는 연인과 재회를 성급하게 바라는 사람들은 '노트북 잃어버린 사람'으로 비유했다. 최 작가는 "사실 새 노트북을 사거나 노트북 없이 살아도 되는 것을, 그 순간 당황해 노트북의 기존 가치 이상을 지불하더라도 되찾으려고 하는 모습 같다"라고 했다.

KBS2 '쌈 마이웨이'
KBS2 '쌈 마이웨이'

직장인 박지원(가명·28) 씨도 남자친구와 이별 후 4개월 만에 재회한 경험이 있다. 그는 "우연히 만나 식사하다 보니 옛날 감정이 다시 생겼다. 아직 서로에게 마음이 남았다고 판단해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2~3개월 후 다시 결별했다. 돌이켜보니 내가 그리웠던 건 그 남자가 아니라, 함께 했던 그 시절과 그때의 나였다"라고 했다.

그래도 박지원 씨는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는 것이 무조건 잘못된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했다. 그는 "특히 전 연인 때문에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다시 만날 필요가 있다. 보통 과거 연애에 대한 환상에 빠져 살기 때문이다. 그 환상은 다시 만나면 깨지기 마련이다"라고 전했다.

헤어진 연인을 되찾고 싶다면? 최미정 작가는 '현명한 재회'를 위한 두 가지 조언을 전했다. 먼저, 최소 100일 이상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내가 정말 이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은가' 생각해봐야 한다.

최 작가는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이 '이성적으로 생각해본 결과. 다시 연인을 만나야겠다'라고 말한다. 얼마나 생각해봤냐고 물어보면 겨우 1주일 정도"라고 했다.

그는 "연인과 함께 했던 습관과 감정이 아직 떨어지지 않은 시기다. 감성이 수그러들고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스스로에게 줘야 한다"라고 했다. 최소 3개월, 대략 1~2년이 지나도 그 사람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는 재회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최미정 작가는 "나랑 다시 사귀려면 무조건 이거 고쳐!", "나랑 만날거면 다시는 이거 하지마! 아니면 또 헤어지는 거야" 등 '전제 조건'을 걸지 말라고도 조언했다. 갑을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최 작가는 "재회 후 어려움을 겪는 연인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 '을'에 해당되는 사람이 더 쌓인 것이 많다"라고 했다. 그는 "보통 '일단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보니 상대방 비난과 전제 조건에 무조건 응하면서 을을 자처하는 것"이라고 했다.

연인이 헤어진 시기는 "넌 이게 문제야", "넌 절대 안 변해", "너가 언제 바뀌기라도 했어?" 등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는 말를 주고 받은 뒤다. 최 박사에 따르면 이런 상태에서 전제 조건을 걸고 시작하게 되면, 자존감을 회복하고 건강한 연인 관계로 발전하기 어렵다.

최 작가는 "이미 재회하기로 했다면, 둘 다 '을'이라고 생각하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사랑하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home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