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지을 돈 없어? 아내를 팔아" 인도 시장 발언 논란

2017-07-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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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가 보도한 내용이다.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입니다 / Wikipedia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입니다 / Wikipedia

한 인도 시장이 지역 주민들에게 도시 환경 개선을 독려하는 집회에서 "화장실 지을 돈이 없다"는 질문에 "그럼 아내를 팔아라"라는 답변을 내놔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같은 날 비하르 주(州) 아우랑가바드 시내에서는 '클린 인디아 드라이브(CID)'를 홍보하는 대중 집회가 열렸다. CID는 인도 정부가 주관하는 도시 환경 개선 캠페인으로 나렌드라 모디(Modi) 현 인도 총리가 처음 제안했다.

Sell your wife if you don’t have money to build toilet, Bihar DM tells villagers

이날 집회엔 칸왈 타누츠(Tanuj) 아우랑가바드 시장도 참석했다. 타누츠 시장은 "인도 여성들의 존엄성을 높여달라"며 주민들에게 화장실 짓기를 촉구했다. 그는 "인도에 성범죄가 많은 건 화장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1만 2000루피(약 20만 원)만 있으면, 집에 화장실을 지을 수 있다. 1만 2000루피가 아내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 들어보라"고 했다.

한 시민이 손을 들고는 "화장실을 지을 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타누츠 시장은 "그러면 아내를 팔아서 번 돈으로라도 화장실을 지으라"며 "그런 (안일한) 마음으론 차라리 아내를 파는 게 낫다. 많은 사람이 가불을 원하지만, 정작 돈을 받으면 필요 없는 곳에 쓴다"며 질문자를 힐난했다.

타누츠 시장의 발언은 화장실 짓기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역설적 화법'에 가까웠지만, 여성 인권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인도 상황을 고려할 때 적절치 못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하루 100건 가량 여성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다. 15분에 한 번씩 일어나는 꼴이다. 인도 정부는 이에 성폭력 등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의 형사 처벌 연령을 만 18세에서 16세로 낮추고, 경찰서마다 성폭력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성폭력 근절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타누츠 시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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