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옥시 전 대표 신현우, 항소심서 징역 6년

2017-07-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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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피해자들에 대한 업체 측 배상 등의 사정을 고려해 1심보다 다소 형이 줄었다.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하 연합뉴스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다수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임직원들이 항소심에서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인정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피해자들에 대한 업체 측 배상 등의 사정을 고려해 1심보다 다소 형이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11부(이영진 부장판사)는 26일 1심에서 징역 7년을 받은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모씨에겐 징역 6년, 조모씨에겐 징역 5년을 선고했고, 선임연구원 최모씨에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존 리 전 대표의 주의의무 위반 혐의에 대해선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며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했다.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판매해 사망 14명 등 27명의 피해자를 낸 오모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에게도 1심보다 2년을 줄인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옥시 제품을 제조한 한빛화학 대표 정모씨에겐 금고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PHMG 원료 중간 도매상인 CDI 대표 이모씨에겐 1심처럼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유죄를 받은 피고인들에게 각 1년∼2년씩 감형해 준 조치다.

재판부는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고도의 주의 의무를 가져야 하는데도 만연히 문제가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비극적인 사태를 일으켰다"며 "피해자 수도 100명이 넘는 만큼 다른 어떤 사건보다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판 출석하는 존 리 전 옥시 대표
공판 출석하는 존 리 전 옥시 대표

재판부는 "다만 일부 피고인은 살균제를 제작하는 데 초기엔 관여하지 않은 점이 있고, 인체에 유해하다는 생각 없이 가족이나 주위 사람에게 제품을 나눠주기도 했다. 일부 피고인은 자신의 딸까지 사망에 이르는 참담한 결과가 일어났다"며 양형에 참작할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에 적극 노력해 현재 공소제기된 피해자 중 92%의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특별법이 제정돼 다수의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된 상황, 잘못을 뉘우친 정상 등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신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들은 2000년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하며 제품에 들어간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사망 73명 등 181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제품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인체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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