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성노예 탈출한 16세 소녀, 심각한 쇼크 상태

2017-07-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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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의 90% 이상이 이 같은 증상을 보인다"

IS 탈출한 야지디족 가족 / 연합뉴스
IS 탈출한 야지디족 가족 / 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바닥에 깔린 매트리스에 모로 누운 수하일라는 고개조차 들 수 없었다. 삼촌 칼리드 타로가 일으켜 앉혀 물을 마시게 하려 했지만 수하일라는 거의 마실 수 없었다. 죽어가는 듯한 목소리에 삼촌은 그녀의 입에 귀를 갖다 대야 했다.

2014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의해 끌려가 이라크 모술에서 IS의 성노예로 악몽 같은 생활을 하다 지난 9일 3년 만에 탈출한 이라크 북부 소수부족 야지디족의 16세 소녀 수하일라의 얘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하일라는 2014년 8월 마을에 들이닥친 IS에 의해 납치돼 총 7명의 IS 대원들에 의해 강간을 당하며 사실상 이들의 성노예로서 삶을 강요당했다.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폭격으로 자신을 억류했던 IS 대원들이 사망하면서 건물 잔해를 해치고 나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수하일라는 탈출 초기에는 삼촌을 부둥켜안고 울고 웃었지만 수 시간 만에 거의 말문을 닫았다.

엄마를 비롯한 친척들이 피난생활을 하던 난민캠프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무의식상태에 가까운 무기력한 수면상태에 빠져들었고, 영양실조 증세까지 보였다.

수하일라는 거의 탈출 2주 만에 겨우 1분 남짓 서서 버틸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그녀는 "돌아와서 기쁘다"고 삼촌의 귀에다 힘겹게 속삭였고,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프다"고 말했다.

야지디족 부인과 의사 나함 나와자트 하산은 IS로부터 탈출한 수하일라와 같은 여성의 상태에 대해 "극도로 지치고, 거의 무의식상태이며, 심각한 쇼크와 심리적 혼란 상태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 납치자 구조국의 후세인 카이디 국장은 피해 여성들이 탈출 후 끝없은 수면상태에 빠지는 것이 이들이 입은 '쇼크'를 말해준다면서 "피해 여성의 90% 이상이 이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수하일라의 삼촌 타로는 "이것이 IS가 한 짓"이라며 분개했다.

그는 수하일라를 비롯한 야지디족 여성들의 피해 참상을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에 수하일라의 사진과 피해 내용을 공개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라크 관리들에 따르면 IS는 야지드족 6천470명을 납치했다. 이라크 당국은 이들 가운데 현재 3천410명 정도가 여전히 납치상태이거나 행방불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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