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피의자 집 청소해준 경찰…트럭 1대 분량 쓰레기 나와
2017-08-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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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쌀과 라면 등 10만원 상당의 음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영동=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면목이 없습니다. 이제 나쁜 생각 안 하고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그저 감사드립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충북 영동군 영동읍에 사는 절도 피의자 A(49)씨는 깨끗해진 자신의 집을 둘러본 뒤 구슬땀을 흘린 영동경찰서 중앙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마워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후 8시께 영동군의 한 식당에서 운동화 1켤레를 훔치려 한 혐의(절도)로 A씨를 검거, 즉결심판에 넘겼다.
경찰은 수사서류에 필요한 도장을 찾기 위해 A씨의 집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A씨의 집은 소주·맥주병, 막걸리 페트병, 각종 음식물 등이 지저분하게 쌓여있었다.
쓰레기 더미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죄를 떠나 어려운 환경에 놓인 A씨에게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이튿날인 31일 오전 9시께 그의 집을 찾았다.
중앙지구대 소속 경찰관 10명과 중앙여자자율방범대원 3명 등 13명은 쓰레기 수거작업에 나서 3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이 이날 A씨의 집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포댓자루로 26자루에 달했다. 트럭 1대 분량인 셈이다.
지체장애로 생활고에 시달린 A씨에게 쌀과 라면 등 10만원 상당의 음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의 집에 기본적인 가전제품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최고의 방법은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