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선 위험하다" 지적 나오는 '패션 튜브'

2017-08-07 14:40

add remove print link

'패션 튜브'란 일반적인 '도넛 모양' 튜브가 아닌 오리, 유니콘, 플라밍고 등 다양한 모양을 한 튜브를 일컫는다.

지난달 23일 충남 보령시 장고도 앞바다에서 오리 모양 대형 튜브를 탄 30대 여성이 파도에 밀려 바다 한 가운데 표류했다가 구조됐다.

당시 여성이 타고 있던 오리 모양 튜브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션 튜브'다. '패션 튜브'란 일반적인 '도넛 모양' 튜브가 아닌 오리, 유니콘, 플라밍고 등 다양한 모양을 한 튜브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패션 튜브'는 보기에는 예쁘지만 파도와 바람이 센 바다에서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넛 모양' 튜브는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다면, '패션 튜브'는 밑 부분이 구멍이 뚫려 있지 않고 막혀 있는 제품이 많다. 발이 바다에 충분히 닿지 않아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도 많다.

'패션 튜브'가 눈에 띈다 / 연합뉴스
'패션 튜브'가 눈에 띈다 / 연합뉴스

지난달 남편과 속초해수욕장에 놀러 간 직장인 김정희(29)씨는 "휴가를 맞아서 오리였나 백조였나… 동물 모양 대형 튜브를 샀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튜브에 올라 타서 놀다가 순식간에 사람들하고 멀어져서 놀랐다. 바람이 세게 부니 튜브가 휙하고 뒤로 밀렸다"며 "손과 발이 바닷물에 닿지 않으니까 그냥 튜브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김 씨는 "요즘 '대형 튜브'가 유행이라서 많이 사기도 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 '바다에서는 조심하라'는 경고 문구라도 붙여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민간해양구조대원으로 활동 중인 이모 씨는 "동물 모양 튜브가 올 여름 바다에서 많이 보이는 건 맞다. 아무래도 더 신경 써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튜브는 손으로 바닷물을 가를 수 있다. 발로 물장구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몸을 온전히 맡겨야 하는 대형 튜브들은 바람이나 파도에 더 잘 휩쓸릴 수 있다. 바다에서는 모든 것을 조심해야한다"라고 했다.

'패션 튜브'는 온라인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2만원대 제품부터 3만원대 이상 제품까지 다양했다.

네이버
네이버

유니콘, 오리, 피자, 파인애플, 백조 등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색감도 화려하고 눈에 띈다. 이렇다보니 "사진이 예쁘게 나와서" 패션 튜브를 구입한다는 이도 있다.

8월 중순 휴가를 앞두고 있는 직장인 최선영(28)씨는 "인스타그램 보면 '패션 튜브' 사진이 많은데 그냥 일반 튜브보다 훨씬 예쁘더라"라며 "사진 속 소품 중 하나로 '패션 튜브'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바다가 아니라 실내 풀장에서 사용할 거라서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튜브 제품은 '공기주입물놀이 기구'에 해당한다. 튜브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국가통합인증마크인 'KC 마크'가 필수다. 'KC 마크'가 없는 건 불법으로 유통되는 제품이다.

일반적인 '도넛 모양' 튜브 / 연합뉴스
일반적인 '도넛 모양' 튜브 / 연합뉴스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공기주입물놀이 기구'는 겉모양 변형이나 흠이 없어야 하고 끝 마무리가 잘 돼있어야 한다. 또 당겼을 때 너무 쉽게 터져도 안 된다. 물에서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중금속도 검출되면 안 된다.

하지만 모양에 대한 기준은 없다. 튜브가 꼭 '도넛 모양'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도 물놀이 기구 모양에 대한 규제는 없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이런 모양은 되고 저런 모양은 안 되고 하는 건 굉장히 과한 규제라고 생각한다"며 "사용하는 분이 위해가 있다고 하면 주의를 해주셔야하고 주의 표시는 업체에서 소비자한테 알려줘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다에서 사용하는 분들한테 주의해달라는 권고나 그런 게 좀 필요한 사항인 것 같기는 하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으로 '패션 튜브'를 판매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바다에서는 모든 것이 다 위험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 튜브도 바람, 파도가 거센 바다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며 "굳이 '패션 튜브'라서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