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얼밋얼밋

2017-08-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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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토박이말 맛보기]얼밋얼밋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토박이말 맛보기]얼밋얼밋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얼밋얼밋
[뜻]1)우물쭈물하며 미적미적 미루는 모양
[보기월]이렇게 얼밋멀밋 보내다가 때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아서 얼른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제 밤은 좀 시원했습니다. 잠이 들때는 바람틀을 돌려 놓고 잤는데 새벽에 서늘해서 껐을 만큼 말입니다. 아이들도 이불을 덮고 있더군요. 아침에 나가는 길에 만난 이웃 분의 말씀을 들으니 저는 여러 날 다른 고장에 있어서 몰랐는데 그 동안 더 더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밤새 시원해서 잠을 좀 잘 잤다고 하시더라구요.
싹쓸바람이 길을 잃고 헤매다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이름은 토박이말 '노루'인데 엄청 셀 거라고 해서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바람은 오지 말고 비만 가뭄 때문에 힘들어 하는 고장에 좀 뿌리고 가기를 비손해야겠습니다.
좀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여느 때처럼 일어났습니다. 목을 빼고 기다리는 분들은 없지만 늘 올리던 글을 쓰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래끝(주말)까지 해 내야 할 것도 있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한 가지 일을 하고 나니 앞낮(오전)이 다 가고 낮밥을 먹고 앉았는데 자잘한 할 일들이 자꾸 생각나서 그 일들을 먼저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들은 일을 마칠 때가 다 되었더군요.
이렇게 얼밋얼밋 보내다가 때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아서 얼른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얼개를 먼저 짜고 머리말을 쓰고 나니 날이 해가 다 넘어간 뒤였습니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집안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말은 2)허물이나 책임을 남의 탓으로 어물어물 돌리는 모양을 나타내기도 하며 작은 말은 '알밋알밋'입니다.
1)-그렇게 얼밋얼밋 시간 보내지 말고 빨리 기획서를 작성하는 게 좋지 않겠어?.(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시간이 많을 때는 얼밋얼밋 보내다가 꼭 막판에 하려니까 그 고생이지.(표준국어대사전)
2)-얼밋얼밋 넘어가려고 하지 말고 네가 뭘 잘못했는지 이실직고해라.(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문제가 생길 때마낟 그는 얼밋얼밋 넘어가려고 하였다.(표준국어대사전)

4350해 들가을달 나흘 닷날(2017년 8월 4일 목요일)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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